오늘 조손-나만의 주문 ‘멋진 나, 대단한 나’

스스로에게 엄격한 나에게 필요한 것

by 막뚱이



나에게는 나만의 주문이 있다. ‘멋진 나, 대단한 나’, 줄여서 ‘멋나 대나’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말은 어느 날 만든 나만의 주문이다. 살면서 가끔씩은 자아도취의 시간이 필요한데, 나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이기에 오히려 이런 주문이 더더욱 필요하다. 아무리 소소한 일이어도 잘했다고 스스로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받은 일이 있으면 ‘멋진 나, 대단한 나’의 모드에 빠져 당당하게 걸으며 잠시 자아도취 시간을 갖는다. 물론 옆에 아무도 없을 때 말이다.


어느 날 밤, 닭이 사람들 각자가 짊어지는 불행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더니, 부모님이 안 계신 거에 대해 불행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냐고 갑자기 내게 물었다. 물론 어렸을 때는 자기 연민에 빠진 적도 있고, 지금도 어려움이 없진 않지만 지금은 그렇게 불행하다고 느끼진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 답했다. 우리의 시선은 위로만 향하곤 하지만, 아래를 보자면 세상에는 온갖 아픔과 사연들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그래도 나름 행운까진 아니더라도 다행인 정도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비교에서 비롯된 판단은 건강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잊힐 땐, 현재 주어진 것들의 소중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 하더라도, 일단 지금은 건강한 편이고, 직장도 있고, 나름 열심히 살아왔던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에 나는 나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했더니, 닭은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처럼 비열하게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쳐다봤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할머니한테 쪼르르 달려가 내가 했던 말을 전하며, “얘는 자기가 멋지대!”라고 눈을 반짝였다. 그 말을 들은 할머니의 예상을 뒤엎는 답..

“막뚱이가 멋지게 생겼지”

“…”

5초간 침묵 후 모두 빵 터질 수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 머리가 짧아 남자아이로 오해받은 적도 있긴 하지만, 멋지게 생겼다는 말이 할머니한테 나온 적이 처음이라 빵 터졌고, 그리고 예상치 못한 엉뚱한 대답(내면에서 외면으로 급격한 화제 전환)이라 빵 터졌다.

옆에서 낄낄대던 닭이 다시 부연 설명하며 “아니 그게 아니라 부모님이 안 계셔도 성실하게 공부도 잘했고, 직장도 잘 다니고 있어서 멋지다는 거야”라고 했더니, 할머니는 맞다며,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며, 옳은 소리를 했다며 “하모 하모”하며 무한 공감을 하시며 내 편을 들어주셨다.


이날부로 할머니 덕에 나의 ‘멋나 대나’는, 단순히(?) 내면을 넘어 외면까지 멋진 나로 업그레이드했다. 돌이켜 보면 나의 자신감의 원천은 언제든 내편이 되어주고, 사소한 거라도 “역시 막뚱이가 뭐든지 잘한다니까”하며 나를 아직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할머니의 콩깍지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 할머니를 보면, 아무래도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하루다.



에필로그

아쉬운 명절 연휴가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주문이 있나요? 저는 살짝은 장난스럽게 만들었던, 사실 카카오프렌즈 네오와 프로도 이모티콘에서 영감을 받았던 ‘멋진 나, 대단한 나’ 말고도 영화 <세 얼간이>에 나왔던 알 이즈 웰(All is well)도 마음속으로 외치곤 한답니다. 인생의 큰 좌우명 같은 건 없지만, 그래서 초조한 마음도 들지만, 이런 주문들은 마음속의 방패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각자 마음속에 담아둔 문장들을 수집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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