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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안이 너에게 닿지 않기를

사랑하는 딸에게

by 온유


첫째에게는 유독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내 예민함과 불안함을 물려준 느낌이랄까.


불안과 우울도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하던데,

우리 집은 친가 외가 모두 어느 정도의 불안 우울이 타고났고 그 가정 속에서 불안정하게 자라온 나는 불안정함을 타고났다.


내 딸에게는 내가 받지 못한 사랑과 내가 갖지 못한 안정감을 주고 싶은데, 요즘 자기 전 엄마가 없으면 유독 불안해하는 첫째 딸을 볼 때면. 그리고 작은 일에 예민하고 크게 반응했던 첫째 아이의 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기복이 있는 너를 바라볼 때면.


그늘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내가 유독 좋지 않은 것을 물려준 것 같은 생각에 딸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엄마가 더 열심히 건강해질게. 더 기도할게. 너를 위해 더 노력할게


나의 불안과 우울이 너에게 닿지 않기를. 너는 평안과 기쁨 속에 살아갈 수 있기를. 넘어져도 금방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가진 아이로 성장할 수 있기를 마음 다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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