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의욕상실과 권태가 섞여 있는 그의 말투. 나는 무의미한 질문을 하고 그는 불성실한 대답을 한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사랑을 찾아 보려는 나는 조금 쓸쓸한 표정이 된다. 누군가 슬플 땐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던데 나의 감정은 그게 아니다. 불쾌한 기시감. 내가 아마도 그의 역할이었을 때의 시간이 떠오른다. 인간 이매송이의 발로다. ‘사랑했었다.’ 와 ‘사랑한다.’ 의 간극이 힘들까, ‘사랑한 적이 없어.’ 와 ‘난 사랑해.’ 의 틈이 괴로울까. 같은 무늬의 사람만 곁에 두다가 마른 사랑의 말로만 남은 어른들을 보았다. 나는 이 결과 저 결을 뜨개질하며 살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관계가 기적 같았고 죽지 않고 내 안에 살아 숨쉬길 바랐다.
나는 늘 미리 절망하고 미리 기대하는 자로서 사실 상 앞 문장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하루하루 죽이며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알고 싶기 때문이다. 너라는 사람을 해체하고 분석하고 어쩌면 맞춰질 지도 모르는 조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 그러나 네가 허락할까. 당신에게 날 온전히 초대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