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성장의 기쁨
실제로 수술은 처음 보는, laparoscopic NUX를 순회를 하며 지켜보았다. 그러다 식사 교대를 위해 손을 바꿔 스크럽에 들어갔다. 펠로우, 레지던트, PA 선생님의 여섯 손을 따라가야 하는 나의 두 손. 정신없이 리트랙터와 니들, 시저들을 주고 받았다. 어느새 환자의 신장과 요관이 적출되고, 요관을 떼낸 방광을 봉합하고, 지혈제와 유착방지제를 뿌리고, 배액관을 넣으며 절개창을 봉합하고 있었다. 절개창이 크고 손이 더욱 빨라야 하는 개복술(오픈 수술)은 늘 부담이지만 그래도 해야 했고, 배워서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오늘은 오픈 수술을 마치고 나오면서 스스로 성장해가는 것을 느끼고, 무언가 해냈구나 하는 조용한 열정의 희열이 치솟았다. 수술 과정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며 따라가고 있는 나 자신을 계속해서 발견하고 싶다. 더 나은 손놀림과 속도를 위해 개선해나가는 것은, 앞으로 많은 경험과 숙달을 통해 지속적으로 갈고 닦아야 할 것이지만.
수술장 간호사로서, 스크럽간호사가 되면 항상 긴장감이 흘렀다. 처음에는 긴장한 탓에 손을 많이 떨어서 몇몇 진료과 선생님들은 이를 보고 응원해주기도 했다. 몇 시간 동안 스크럽간호사를 하다 나오면 장갑은 땀으로 축축했다. 수술 술기를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정형화된 수술 과정에서 벗어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항상 집중해야 했다. 환자에 따라 달랐고, 같이 일하는 교수님과 진료과 상황에 따라, 순회간호사가 순회 역할을 얼마나 잘 지원해주는지에 따라서도 수술은 달랐다.
인증을 앞두고, 병원장님의 격려사에는 '기분좋은 긴장감'으로 준비한 만큼 의료기관인증평가단을 환영할 수 있는 교직원이 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기분좋은 긴장감'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가득찬다. 항상 잘 하고 싶었고,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더욱 부담이 커지고, 긴장하고 불안하고, 컨디션 유지도 안 되고 사소한 일에 얽매여 상처받았다. 긴장의 노예가 되지 않고, 긴장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했다. 그 긴장이 나를 집중하게 하기에, 기분좋을 수 있어야 했다.
입사 초기, 차지 선생님께서 물으셨다. "수술하다보면 재미있지 않니?" 처음에는 공감할 수 없었던 그 말에 이제는 미소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