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하나에 너를 묻다 목이 멨다
마주보는 양쪽 끝단은 무게점이라 도통 우리를 잴 수가 없었다
가운데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뭉툭해진 손끝을 엮어 이쪽과 저쪽 줄기를 이어 붙였다 매듭이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묶어 한데 뭉쳐놓은 꽃을 쥐었다
무게를 올릴 수 있게 되었다
꽃을 꺾는 개수만큼 너를 세어볼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아니다를 찾고 있었다
변치 않는 지금이란 존재하지 않아, 그날의 기침처럼 쏟아져 나오는 말간 꽃잎은 낡은 진창에 처박혔다
여린 새싹이 돋아나던 안녕이 썩어버린 뿌리로 떨어져
나가기까지 나는 그저 이파리처럼 죽어버린 휴대폰을 붙잡고 있었다
되새길 수조차 없는 기억을 되풀이하는 과정은 거름으로도 쓸 수 없었다
머물러 본적 없는 마음은 그제야 부를 수 있는 이름이 되었다 뜯겨진 진실은
차마 묻지 못해 묻기로 했다
아니다 나는 그렇다를 보고 싶었다
허물어지듯이 피어난 색으로 너를 붙잡을 수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잘려나간 꽃잎에 물을 주면 꽃망울이
영근다 찢겨진 잎사귀를 땅에 심으면 덩굴이
피어오른다 이미 오래전에 조각낸 잎을 눈두덩에
고인 웅덩이에 담갔다가 곱게 물들면 다시 한번
그 개수를 세어보기로 했다
탐스러운 꽃송이를 풀어헤친다
제 풀에 지쳐 나부끼는 꽃잎들이 온통 네가 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꽃점을 묻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