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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보다 '사과'

사과할 용기를 내자.

by 문하현

평소에 선을 넘지 않으려 무던히 애쓰는 편이지만, 나도 모르게 덜컥 선을 넘어버려서는 상대방에게 생채기를 새겨버리는 경우가 있다. 무심결에 말을 꺼냈다가도, 말을 잘못 꺼냈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 가슴이 절로 조마조마해진다. 간혹 생채기를 냈음에도 그 사실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지 않았나 싶어, 혹시라도 뱉어낸 말 중에 바늘처럼 얇은 가시가 함정처럼 심겨 있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실수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실수에 당한' 사람에게 달려있다. 예컨대 나는 어떤 특정한 행동이 실수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한껏 졸이고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실수라고 받아들이지 않아 크게 괘념치 않아 하거나 실수라고 생각하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넘길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실수를 얼마나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상대방이 실수를 실수가 아니거나 가벼운 실수에 불과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실수'다. 실수가 상대방의 마음을 얼마나 다치게 했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것도 모자라 아무렇지 않게 무시한다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실수를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에는 특별할 게 없다. 상대방이 어떤 지점에서 상처받았을지를 헤아리고, 그 상처가 아물 수 있는 방식으로 사과하는 것이다. 이미 내버린 상처를 곪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의도치 않았다 하더라도 상처를 새겼다는 것을 인정하고, 흉터가 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약을 발라주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완전히 깨끗한 새살이 돋게 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새살은 단순히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것 이상으로, 이전보다 돈독한 국면에 들어섰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상처를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진심 어린 사과를 주저하지 않고 건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과는 상대방이 '편안하게 용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해져야 한다. 즉, 내 마음이 편하자고 불편하고 어정쩡하게 받아들여지게끔 건네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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