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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社 재무제표 비교

회계를 알면 기업이 보인다(16)

Intro | 12조 원 규모의 LNG선(60척) 수주 기회


   2019년 조선업계의 ‘최대’ 수주물량 카타르 LNG선 발주 입찰이 핫합니다. 이에 우리나라 대표 조선3사가 참여했고, 조선업계가 살아날 '계기'라는 전망도 돕니다. 물론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에 따라 글로벌 선박 발주가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바닥까지 내려간 조선회사 입장에서는 군침 돌만한 수주 계약 건입니다. 어느 회사가 더 원할까요? 사실 '답정너'입니다. 셋 다 겠죠.

▶관련 기사 “[되찾자 해양강국①]'수주 싹쓸이' LNG선 훈풍…빅3 조선사 활기”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90507_0000642160&cID=13001&pID=13000



Body I | FY2018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은 곧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서 물적분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회사를 쪼개서 하나는 한국조선해양(가칭)이라는 지주사를 만들 계획입니다. 지주사가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두는 거죠. 그런데 요 사안은 노조에서 반대하고 있고(5.16~22까지 파업한다고 공시가 났어요) 반독점 관련해서 EU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산 너머 산이라고…. 여하튼 2015년 우리나라 조선업의 대규모 부실, 국제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점 해결책으로 Big3 → Big2 체제가 등장했습니다. 진짜로 3개가 2개로 줄어 듭니다. 

    2014년 이후 현대중공업의 사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FY2018 기준 현대중공업의 자산총계는 24조 7,298억 원이며, 부채 11조 6,189억 원입니다. 부채비율 89%입니다. 조선사의 자구계획 중에 하나가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미청구공사가 사라졌는데 회계기준개정에 따라서 ‘계약자산’이라는 항목을 씁니다. 3조 6,777억 원이 남아 있습니다. 확실히 부채를 많이 줄였습니다. 2014년에 12조에 달하던 단기금융부채가 2조 8,602억 원입니다. 사이즈는 확 줄인 상태입니다만, 마찬가지로 매출액도 줄었습니다. 52조를 자랑하던 매출이 2018년에는 13조 1,198억 원입니다. 2017년에는 간신히 흑자입니다만 지난해는 5,225억 원 적자입니다. 다만 곧 있을 대우조선해양인수를 위해서인지 현금은 3조 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2019.3.29) 조선업 부실을 대외에 알렸던 대우조선해양 Big Bath의 주인공이었던 정성립 대표이사가 사임했습니다. 평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이 완료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다른 조선사가 2014년에 선제적으로 부실을 떨굴 때도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정성립 사장이 부임하고 나서, 내부부실을 공개했습니다. 그때도 그러했지만 현재도 한국산업은행이 55.7%로 대주주입니다. 강력한 오너가 없었던 것이 불황기에 대처가 늦은 원인으로 꼽힙니다.(물론 반대로 오너가 더 부실을 키울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보자면 조선3사 중에 가장 실적이 좋습니다. FY2018 기준 자산총계 11조 9185억 원, 부채비율 210%. 아직까지는 빚이 있죠. 하지만 여기에 매입채무 1조 원, 계약부채 1.8조(예전에 초과청구공사)를 빼면 장단기차입금, 사채 등 3조 원 정도가 실제 대우조선해양의 부채규모입니다. 매출액이 9조 6,443억 원이고 지난해 영업이익 1조 24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온전히 다 영업이익은 아니고요. 


   대손상각비 환입(숫자를 다시 더해 준) 4,655억 원이 있은 탓입니다. 이런 회계적 수치를 잘 봐야 합니다. 종속기업투자 손실로 4,932억 원까지 있어 실제로 회사가 가져갈 당기순이익 숫자는 3,200억 원입니다. 그래도 2015년 2.9조, 2016년 1.5조의 적자에서 벗어났습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7,251억 원으로 변했습니다. 재무제표 상으로도 ‘판매비와관리비’가 엄청 줄었습니다.(67% 감소)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어떨지…. 

      대우조선해양 인수 전에서 삼성중공업이 빠진 이유를 삼성그룹의 주력사가 아니라서 그런다라는 의견이 있습니다.(삼성은 중후장대 산업에 관심 없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모든 조선사 심지어 해운사초자 힘든 시기를 최근 보냈습니다. 어디를 살 여력이 있을 리가 만무합니다. 2014년 그쯤에도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이랑 비슷한 크기의 회사였습니다. 자산총계, 매출액 비교를 해보니까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2015~2016년 그나마 가장 변화가 없이 버틴 편입니다. 2015년 1.5조의 적자가 있었음에도 현금 보유량이 9,834억 원인 건 눈에 띕니다.

    삼성중공업의 FY2018 기준 자산총계는 14조 2,828억 원입니다. 부채비율 112%. 단기차입금 1.4조 원이 있습니다. 자산총계로만 보면 다른 2곳에 비해서 규모를 제일 덜 줄인 회사입니다. 유형자산도 거의 그대로고요. 계약자산(미청구공사)가 3.2조 원이 남아 있습니다. 이게 다 매출채권으로 인식되어 현금화 되면 삼성중공업도 확실히 턴어라운드 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드리는 건 매출액이 지난해 5.2조 원 규모로 급감했는데 원가율이 100%가 넘습니다. 영업이익이 2년 연속 (5,241) → (4,092)억 원으로 크게 적자입니다. 조선업도 규모의 경제산업입니다. 대규모 시설뿐만 아니라 전방위 산업들을 잘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매출 즉 수주가 일정 규모 이상 나와야 합니다. 현금 잔고는 있지만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패턴을 보입니다. 영업해서 적게 버는 상태라, 단기금융상품을 팔았고, 재무활동으로는 단기차입금을 대거 갚았습니다. 유상증자가 1.3조가 있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식으로 얼마 전(2019.5.16) 드릴십 판매 건으로 2,146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 공시도 있었습니다.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좋은 내용은 아니죠. 


Body II | FY2019 조선3사 1분기 비교 및 전망


   조선3사의 2018년 경영성과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잘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우 빼놓고는 2개사가 적자였으니까요. 하지만 개별 기업의 추세를 보면 지난 3년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이기도 합니다. 매출 규모는 지난 3년간 3사 모두 급감했지만, 수주가뭄과 더불어 부실이었던 해양플랜트 등을 정리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압니다. 이익과 매출 등 2018년 지난해를 기점으로 반등의 조짐이 보입니다.

   우선은 2019년 1분기도 지난해와 비슷한 형태를 보입니다. 조선3사만 비교했을 때, 자산총계 즉 회사의 규모와 비슷한 매출액 분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현대중공업이 수주계약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의 수주목표 달성률은 5.7%다. 117억3700만 달러의 수주목표액 가운데 6억6600만 달러만을 확보했다. 5월 초 일본 선사로부터 대형 가스운반선 1척을 수주했지만 가격이 7천만~8천만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이 33%, 대우조선해양이 29.8%의 수주목표 달성률을 보이며 순항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대중공업은 좀처럼 수주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링크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27595


    2019년 1분기 매출액은 3조 2,685억 원(현대), 2조 721억 원(대우), 1조 4,574억 원(삼성)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281억 원(현대), 1,996억 원(대우), -333억 원(삼성)을 냈습니다. 2018년 각 사의 재무제표를 보면(Body I 참조) 그간의 구조조정과 부실의 정리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주산업의 특상 상, 2~3년 이상의 완성품(대형 선박)을 만드는 동안 매출인식의 문제, 대규모 자금의 운용 등 유동성 확보가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요소입니다. 

  수주산업은 현재 보다 앞으로 진행될 계약(수주)가 더 중요합니다. 공장이 돌아간다는 약속이 있어야 은행에서도 운영자금을 대출해 줍니다. 배를 인도하는 순간 잔금을 받고, 그래야 최종적으로 이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3사가 오랜 수주가뭄에 결론적으로 손실이 나게 된 해양 플랜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유도 어떤 식으로든 공장을 돌려야 채산성이 납니다. 결론적으로 지속적인 발주가 없으면 조선업은 성장∙유지하기 힘든 산업입니다.

    그런 면에서 60척 12조 원 규모의 발주 계약은 두 손 들고 환영해야 할 이벤트입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점도 있습니다. 매출액을 채우고, 노는 공장을 돌리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익에는 어떤지는 살펴봐야 합니다. LNG선박은 배 건조뿐만 아니라 배 안에 LNG저장탱크를 심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이 기술을 개발하려다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원천기술은 프랑스의 GTT사가 가지고 있고, 국내 조선사가 세계 LNG선 시장의 2/3를 만들지만 한 척 당 100억 원의 로열티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3조 LNG선박 기술' 좌초 위기…누구 탓인가”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17091485471


    2017년 이후에 관련 기술이 개발되었는지 검색을 해보았는데 찾지를 못했습니다. 여하튼 이 부분은 이후 수주결과가 조선3사에 긍정적인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투자자라면 따져봐야 할 부분입니다.




Outro | 마중물이 된다면야, 가릴 게 없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쳐지면, 단순하게는 36조 원 자산의 국내 1위 조선사 사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탄생합니다. 해외 수주발주에 있어서 더 이상 국내 기업끼리 가격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됩니다.(단합은 아니고 저가경쟁이 덜해지겠죠)

   아직은 2개사가 합쳐진 것도 아니니 이번 카타르 60척 LNG선박은 3개 사가 나눠 가질 것입니다. 2023년까지 인도해야 한다는데 카타르에서도 한 곳만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새롭게 출범할 한국조선해양을 고려하면, 수주를 많이 가져올수록 좋습니다. 수주 목표치가 미달인 상황이기도 하지만, 따오면 나눠줄 데가 생기는 것이니까요. 대우야 손익을 꼼꼼히 계산하면서 입찰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가져 오면 몸값을 올리는데 좋지만 그렇다고 무리하게(이익을 낮춰가면서) 수주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인력이 충분하지는 않는데(정규직 인력은 26% 감소했더군요) 올해만 수주계약 공시가 3건이나 있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 규모이면 향후 생겨나는 한국조선해양과의 경쟁을 대비해서라도 안정적인 먹거리를 챙겨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대략적인 추정을 해보지만, 정말 선무당급 의견입니다.(다르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댓글로 지적 바랍니다.) 조선업은 예전에 비해서 더욱 꼼꼼한 수지타산을 따질 것입니다. 어찌하였거나 결과가 좋아질 수 있도록 '카타르 수주'가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조선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조선업에 종사하는 임직원과 그 가족들의 평안을 위해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상기 내용은 FY19 1Q~14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 기준이며, 재무제표에 있는 내용만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한 것이오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FreeQr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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