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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Oct 30. 2024

13화: 갑옷입은 병실의 여전사



나는 사고가  5월 28일

 미네르바 보조기를 차고

일상생활을 보냈다.



보조기구를 차고 있는 나의 모습은

마치 전쟁을 준비하는 전사 같다.


미네르바라는 이름대신

이 보조기를 갑옷이라 부르는 이유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혹독한 전쟁을

앞두고 있는 전사처럼

나도 매일 아침 이 갑옷을 입는다.


‘오늘 하루도 버텨야지’


‘오늘도 살아봐야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이렇게 갑옷을 입고

결연한 의지를 다지면

수개월 째 병상에서

보내는 나의 이 시간들이

속절없이 흘러간다는 생각보다

조금은 역사적 의미가 생기는 기분이다.


나의 인생이라는 역사 속에서


지금, 나는 갑옷 입은 여전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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