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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네 Sep 13. 2022

텅 빈 뜰이 있어 호주시골이 좋다


호주 시골집은 뜰 부자다
웬만한 하우스는 넓은 뜰을 가지고 있다.



시골 뜰의  인구밀도 높은 도시보다 헐값이니 뜰 만들 집주인 마음 헐겁다. 시골 소시민, 뜰 평수 정하는 데 도시 소시민보다 자유다. 뜰앞 지나던 사람들도 웬만한 시골집 뜰 구경하 부담되지 않는다.



 른 집 뜰  내 뜰의 꽃들 자라게 될 뜰의 지도를 획해   있다. 이렇게 시골에선 뜰앞을 지나가던 나그네와 뜰이 서로 낯선 관계도, 현듯 마주 보며 자연스 소통다. 아무래도  높은 도심의 비싼 하우스라면 낯선  뜰앞에서 오래, 마음 놓고 머물진 못한다.



부터도 여기, 시골서는 목길 지나다가 뜰 예쁜 집을 마주치면 한동안 멈춰 서서 그 집  부담 없이 바라다. 시드니 도심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집들  빽빽한  의 뜰 앞 선 그네 마음 어쩐지 여유롭지 못하고 경직되었다고나 할까.



 터가 여기저기 아있는 여기 시골 동네 만큼이나 음에도 빈 터가 용된다. 들꽃으로 채워진 빈터에서 내 유년의 들꽃 환한다. 오가는 차들도 그리 붐비지 않으니 뜰이 눈에 들어오는 집 앞에선 자동차를 멈추고 주인의 손길로 알뜰하게 가꾸어놓은 뜰안을  는 날도 있다.



가령, 베라  기르기가 난 잘 안되던데, 자꾸 뿌리가 썩어 죽던데 이 집엔 예쁘게 잘 키웠네. 무슨 거름을 주었을까, 하다가, 어떤 때는 주인이 뜰에 있으면 차에서 내려 서로의 뜰의 안부를 전하기도 한다. 람 귀한 시골인심이 뜰앞에서도 사람을 반갑게 맞아준다. 어떤 땐 예닐곱 마리 가족  흙을 파헤치며 모이 쪼아 먹는 이름 모를 뜰앞에서, 내 고향집 기억을 길어 올린 날도 있었다.




때로는 해변로에서  대궐 같이 큰 집을 만날 때도 있다. 은 정원수를 노련한 솜씨로 잘 다듬어 놓았네. 주인이 전문적인 가드너 부를 수 있는 부를 지닌, 이 동네 갑부가 아닐, 하며 쩍 훔쳐보며 쓰 지나 때도 있다.



나 혼자 남의 뜰을 지나치면서  온갖 상상을 해보면, 것도 하나의 다. 호주 하우스 특성상 울타리가 낮거나 집 앞에는 울타리가  없으니 나는 이 시골에 온 후부터는 마을을 산책하 그들의 뜰을 릿느릿 한다.

숙련된 솜씨로 완벽하게 가꾸어 놓은 뜰보다, 알뜰살뜰 솜씨로 일궈놓뜰이 더 정겹게 다가온다.



마치 남의 집 아이를 바라보며 우리 집 아이의 세계를 상상하듯, 시골에서는 남의 집 뜰이 내게 아트러리처럼 관람하는 장소가 되었다. 생생 살아있는 작품을 맘껏 관람한다. 작은 꽃이든 큰 꽃이든 흰꽃이든 분홍꽃이든 우월한 꽃이 없이 무조건 다 예뻐서 좋다. 꽃 앞에 오래 서 있다 보면 꽃이 말을 걸어온다. 꽃은 주름살과 주근깨 투성이인 나에게, 너도 항상 이쁜 사람이 될 수 있다, 고 말한다.





그래도 볼품은 없지만 내 손길이 오래 닿은
나의 뜰에 정이 가장 오래 머문다.


하얀 화분에서 수국이 가지마다 파릇한 봄눈을 달아 꽃을 피울 기지개를 켜고 있다.
들깨, 미나리, 배추, 사금치, 겨자채




다른 뜰을 보기 위해
 일부러 보타닉가든이나 카페를 들리기도 한다.  





문밖을 나서면 바로
허심탄회하게 만날 수 있는 뜰 풍경이 발길 닿는 데마다 있어서 난, 이 시골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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