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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배우는 수학과 추상 그리고 추상화 수준

설계 관련 한국말 오리지널 글 쓰기

by 안영회 습작 Dec 03. 2024

<소프트웨어 설계에 대한 한국말 오리지널 글 쓰기> 작성 이후 비슷한 자극을 주었던 일들을 다루는 글입니다.


양을 수로 대신하며 질적 특성을 제거한 수학

먼저 <월말김어준>에서 박구용 교수님의 어떤 강의를 듣는데 ''에 대해 설명하면서, '양을 수로 대신하는 일' 그리고 '질적 특성을 제거하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식의 정의를 처음 듣기에 신박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을 실천하기 위해 수학을 사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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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이긴 했어도 학창 시절 수학을 배웠는데, 수학이 뭔지도 모르고 단지 문제 푸는 법으로 강요 속에 배웠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렇게 박구용 교수님의 표현이 소화가 된 후, 어느날 아이가 칸 아카데미에서 수학 수업을 듣는 것을 뒤에서 보고 있는데 '질적 특성을 제거한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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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數)와 양(量)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생각해 보다

기록을 찾다 보니 박구용 교수님 강의를 들은 시점이 지난 9월이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수학의 역사>를 읽다가 출처가 다른 지식을 섞어서 <수(數)와 양(量)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생각해 보다>란 글을 쓴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심지어 수가 무엇인지까지 처음으로 생각한 흔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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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면서 양을 수로 대신하려고 했더니 '연속성' 문제에 직면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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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아날로그가 바로 연속성의 세계이고, 디지털 세상이란 바로 그 연속성이 질적 소거 되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했습니다.


연속성이라는 질적 특성 제거와 추상화 수준

이런 생각을 할 즈음에 욕실에 함께 있는데 둘째 아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우리는 모양 비누는 참 안 써요. 거품 비누만 쓰고


욕실에 비누가 두 개 놓여있지만, 고체형 비누는 사실상 취향이 다른 손님이 왔을 때를 대비해 비치한 접대용에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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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아이가 '모양 비누'라는 말을 쓸 때 귀여운 표현력에 놀라면서도 동시에 아이도 추상화 수준을 인지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다시 한번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을 실천하기 위해 이번에는 추상에 대해서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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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보니 당연한 말인 듯하지만, 추상 역시 학창 시절에 배운 것도 아닌데 그 관성이 남아서인지 목적 없이 그저 시키니까 방법만 배웠단 사실을 깨닫습니다.


추상화 수준과 멀티 레이어링

언젠가 지인이 '추상화 수준'이 무슨 말이냐며 물은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뭐라 답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 경우는 학부 마지막 해에 자기가 쓴 논문으로 수업을 하던 한 교수님이 Level of Abstraction이라는 표현을 입에 달고 살아서 익힌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인의 경우 소프트웨어 설계 맥락에서 한 질문입니다. 그래서 혹시나 쉽게 예를 찾을 수 있나 싶어서 UML 스펙을 찾아봅니다. 표현이 있기는 한데, 도식도 없고 직관적이 아닙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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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굳이 추상화 수준이란 말을 쓰지 않아도 해당 개념을 더 익숙한 말로 표현할 수 있네요. 멀티 레이어링과 추상화 수준이 같은 말은 아니지만, 추상화 수준을 맞춰서 동시에 표현하면 멀티 레이어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파란색 층(layer) 비누가 있다면, 연두색 층에는 고체 비누와 거품 비누가 존재하게 그리면 추상화 수준을 구분하여 멀티 레이어링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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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1] 제가 기대하던 도식은 UML1.x 버전에만 있었던 모양입니다. 최신 스펙을 보니 제가 기억하는 문구들이 나타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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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프트웨어 설계에 대한 한국말 오리지널 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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