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지난 글에 이어 <시작의 기술>을 읽고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생각을 담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우연입니다. 같은 시점에 읽고 있는 <감정이라는 무기>와 똑같은 메시지를 던지는 듯이 느껴집니다. 서로 다른 저자가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지고 함께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듯합니다.[1]
저자는 2장을 시작하며 '이제 그만 남을 탓하라'라고 말합니다. 저한테 국한된 이야기지만, 2012년 XP(궁금하신 분은 <나만 잘하면 전체가 나아지는 XP>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가 전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었습니다. 당시 어떤 이유인지 XP 내용이 개발서적을 넘어서 삶의 철학을 다룬 책으로 받아들였고, 그후 제 삶의 태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래서인지 2016년 성당에서 전례를 할 때 '내 탓이오.'로 시작하는 부분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2]
이어서 다음 문장 앞에 멈춰 설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삶은 당신이 참고 싶은 만큼이다.
감탄하고, 제 삶에서 이를 깨닫게 해 준 장면들을 거듭 떠올려 봅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 3장 '나는 의지가 있어'에서 밑줄 친 내용을 인용합니다.
내게 아무런 결정권이 없어 보이는 일조차, 그 사건 '이후에'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해서는 스스로에게 광범위한 결정권이 주어져 있다.
이 태도야 말로 XP라는 책을 통해 Kent Beck이 저에게 알려준 삶의 태도입니다.
그 상황을 바꾸기 위한 의지가 없다면, 다시 말해 지금의 상황을 기꺼이 참고 견디겠다면, 좋든 싫든 그게 바로 당신이 선택한 삶이다.
말보다 행동이 나를 더 잘 설명한다는 점을 알려주는 문장이네요.
변명은 부끄러움에 대처하기 위해서 자신의 말로 스스로를 속박하는 효과가 있군요!?
지금의 상황을 변호하려 든다면 사실상 당신은 지금 스스로의 상태가 옳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그만둬라.
저자가 인용한 에픽테토스의 명언은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다. 환경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낼 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환경은 바로 우리를 드러내는 거울 역할을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남 탓하기' 게임에 빠져 있을 여유가 없다. 심지어 여러분 자신을 탓하는 것도 아무짝에 쓸모없는 일이다.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을 탓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이어서 다음 내용을 읽을 때면 제가 좋아하는 OST인 '미션 임파서블의 OST'에 딸린 영상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 상황에 영향을 미칠 방법은 '언제나' 있다.
저에게 미션 임파서블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이상향 같은 것이죠.
'예외는 없다'는 단호함이 마음에 듭니다.
그 사건들 이후에 어떻게 사느냐는 100퍼센트 당신 책임'이라는 사실 말이다. 매번, 언제나, 예외는 없다.
북경 동교민항 성당에서 3년 간 독서단장 역할을 한 덕분에 전례를 알게 되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의식은 시작할 때 모든 신자가 암송하는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입니다. 저자는 여기서 '의지'라는 단어를 꺼냅니다.
사전에서 의지willingness(또는 의향)이란 단어를 찾아보면 '늘 준비되어 있는 상태 혹은 그런 자질, 기꺼이 하려는 마음'이라 고 되어 있다.
의지를 끌어내는 것을 우리가 '용기勇氣'[3]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마침내 의지가 생기고 나면 당신이 태어날 때부터 이미 갖고 있던 자유가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한편, 저자는 의지가 자유[4]를 부른다고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유란 낱말의 뜻을 살피니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자유란 이미 갖고 있었던 것을 사회의 구속 때문에 꺼내지 못했던 특성이었던가요?
저자는 지인이 필명으로 사용하는 세네카의 명언을 인용합니다.
운명은 의지를 가진 자는 앞에서 인도하고, 주저하는 자는 질질 끌고 간다.
그리고, 인용한 구절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입니다.
여러분이 운명을 좌우하든지, 운명이 여러분을 좌우하든 둘 중 하나다. 여러분이 멈춰 서거나 꾸물댄다고 해서 인생이 기다려주지는 않는다.
다음은 '일단, 뱉고 보자'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말입니다.
내가 고객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단언의 문장이 바로 '나는 의지가 있어'이다. <중략> '나는 의지가 있어'라는 단순한 문장이 약속하는 것들을 믿기만 한다면 더 많은 힘과 활력을 얻을 것이다.
어떤 의지인가요?
간단히 말해서 지금 살고 있는 삶을 그만두고 원하는 삶을 살 의지가 있는가? <중략> 의지는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면서 삶을 피어나게 했다가 시들게 했다가 한다. 의지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 스위치만 '틱' 하고 켜주면 된다.
그리고, 언젠가 대화에 써먹은 듯한 내용이 보입니다.
지금은 없어 보이는 그 의지를 일어나게 만들어야 한다. 말하자면 잠재적 의지에 불을 붙여야 한다. 이렇게 가능성을 품은 열린 마음 상태를 만드는 일에 당신은 아주 능하다. 그 옛날 어느 시점에는 얼마든지 손쉽게 그렇게 됐기 때문이다. 젊음의 활력과 동심의 호기심 덕분이었다.
동의가 되는 동시에 그게 돌아올까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지금의 상황에 빠르고 강력히 대처하게 만든다. 무언가를 할 의지가 없는 것은 종종 모래 위에 선을 긋는 것처럼, 더 이상 지나온 길로는 되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중략> 종종 더 이상 '이 짓'을 계속하고 싶지 않은 것보다 더 큰 변화의 동기는 없다.
다시 저자를 믿게 됩니다.
최소한 당신은 현실을 인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상상도 못 할 미래를 향해 용기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밑줄 친 내용을 계속 인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그냥 나 자신일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나 자신의 길을 택할 수 있는 자유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사회나 가족이 기대하는 사항들을 짐처럼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갈 때 저를 깨워준 책이 <대체 뭐가 문제야>인지라 이를 '인생책'으로 여겨 왔습니다. 이어서 다음 문장들은 <누구나 마음속에서 일을 크게 키운다, 실제보다>라는 소제목 아래에서 제가 밑줄 친 내용입니다.
자신의 삶이나 목표를 아주 유심히 들여다볼 때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거기에 이르게 된 과정을 어쩔 수 없이 재평가하게 된다는 점이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는 것처럼 힘든 일이랍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서 일을 실제보다 훨씬 더 크게 키운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는 것처럼 힘든 일이다.
위로가 되는 말인 동시에 최근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다시 읽으며 깨달은 바를 다시 꺼내어 느끼게 합니다.
[1] 최근 작성한 <가장 흔한 네 가지의 감정의 낚임 유형(下)> 에서 감정의 낚임 유형으로 언급하는 '사납고 정신없는 원숭이 마음' 내용과 그대로 핵심 메시지가 일치합니다.
[2] 그 후에 페이스북에서 남 탓을 하는 분들 중에서 선의가 느껴지는 분을 만나면 그들에게 XP 교리(?)를 전파하려고 노력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3]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한자사전을 찾습니다.
[4]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한자사전을 찾습니다.
1. 오만 가지 생각에 휩싸인 자기 대화가 자신을 망친다
(3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37. 복잡계를 위한 벡터 변화 이론
43. 이제, 인공지능도 성찰을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라면?
44. 점수(漸修)를 통해 지혜롭게 행복 비용을 지불하자
45. 오만 가지 생각에 휩싸인 자기 대화가 자신을 망친다
49. 부정적인 감정들도 나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