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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나 허우적대고 있을 때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by 안영회 습작

<부정적인 감정들도 나의 힘이다>에 이어 수전 데이비드가 쓴 <감정이라는 무기> 중에서 '부정적인 감정들도 나의 힘이다'를 소제목으로 하는 구절에서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생각을 차리는 글입니다.


개별 존재에 대한 주목이 삶의 핵심이라는 깨달음

<부정적인 감정들도 나의 힘이다>에서 <당신이 옳다>로 시작된 제 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책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었겠죠. 결정적 순간들에 대한 기록을 조금 더 남겨 보고자 합니다. 작년에 쓴 <우울증이란 진단명은 나의 개별성을 뭉갠다>에 중요한 기록이 남아 있군요. 바로 개별성(혹은 개성)을 뭉개지 말고 '존재에 대한 주목이 삶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워낙 막막한 변화였기에 2021년부터 지침이 되어 준 영화 역린의 한 장면이 교인들의 기도에 비견할 중요한 의식이 되어 저를 도왔습니다.


차리는 알고리듬 연재가 시작된 상황

제 이야기가 길었네요. 다시 책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감정을 수용하고 이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자기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피할 수 있고 감출 수 있다고 헛되이 기대하고 믿으면서, 미리 정해진 행동들을 한다. 그런 감정들과 될 수 있으면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제야 <당신이 옳다>에서 말하는 모든 감정의 수용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겠습니다. 한편, 제 긴 삶의 관성으로 빚어진 두터운 벽 혹은 껍질을 뚫고 나온 일종의 Break-through(박문호 박사님 어투를 배웠네요)가 있었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Break-through의 동력은 바로 이 연재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을 시작하던 때의 곤란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작년 봄에 썼던 초반의 연재는 말 그대로 불안에서 스스로를 꺼내려고 발버둥 친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점으로도 또 선으로도 대할 수 있는 일상

감정과 행동 사이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일상에 마주하는 감정과 문제를 비슷하게 인식하는 법

불안이 알려준 비움과 채움의 경계

일상을 차리기 위해서는 우선 조심해야 한다

심신을 밝게 깨어 주변의 변화를 주시하기

이런 발버둥에서 비롯되어 비로소 불편한 내 감정도 피하지 않고 수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지난 일요일 불편한 감정을 수용하고 결과적으로 동생과 함께 어머니에게 발길을 돌린 과정이 어쩌면 첫 번째 Break-through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에 대한 일반화를 시도해 보면 불안에 송두리째 흔들리는 대신에 현재에 집중하고 자신의 가치를 향해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운전을 하기 위해 제가 찾은 수단이 바로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이었습니다. 존재하는 것인지 몰랐지만 꾸역꾸역 항해를 해 온 것이죠.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나 허우적대고 있을 때

영어 학습용으로 지인이 소개한 채널의 영상에서 여기 인용할 만한 표현을 만났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나 허우적대고 있을 때', 과연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삶을 차리를 수 있는가 묻고 겪고 따져 왔습니다.

대략 1년 하고도 4개월 남짓의 시간 안에서 제가 찾은 답은 놀랍게도 <당신이 옳다>에서 말한 무조건적인 감정의 수용과 동시에 지난 글에 쓴 대로 현실을 직시(直視)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감정이 어디서 온 것이며, 어떤 이유를 담고 있는지를 살피다 보면 (일요일에 경험에 따르면) 그 감정이 저에게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힌트를 던져 주는 듯했습니다.

다시 책으로 갑니다.

우리가 이런저런 감정들을 죽여버림으로써 그런 감정들에 낚이지 않으려고 노력할 때, 실제로 죽임을 당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행복한 삶이다. 얼마든지 풍성해질 수 있을 우리의 삶이 희생되고 마는 것이다.

일요일의 경험 그리고 거기 함께 해 준 엄마와 동생 그리고 아내가 고맙습니다.


책에서는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보편적인 예시를 듭니다.

1. 당신의 상사가 어떤 변화를 시도하는데, 이 변화가 당신은 정말 싫다. 이때 당신이 할 것 같은 행동은 무엇인가?

그리고 세 가지 보기를 제시합니다. 첫 번째가 감정을 수용하지 않는 흔히 볼 수 있는 행동 패턴입니다.

① 내가 느끼는 좌절과 분노를 무시한다. 이 감정들은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고 나는 처리해야 할 다른 감정들이 있을 것이다.

저뿐 아니라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패턴일 듯합니다. 다음 내용도 비슷한 패턴의 행동입니다.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불편하다면 어떻게든 끝을 내어야만 하는 과제에 몰두함으로써 그 불편한 감정을 잊어버리려고 할 것이다.

저자는 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말합니다.

③ 그 변화 때문에 왜 내가 화가 나는지 한동안 생각을 한 다음, 이 문제를 놓고 상사와 대화를 나눌 계획을 세우고 하던 일을 계속해서 한다.

제가 감정의 수용과 직시(直視)라는 말에 담아 표현한 경험과 매우 유사한 행동 양식입니다.


<감정이라는 무기>를 읽고 쓰는 글

1. 인생의 전환점을 만드는 감정 활용법

2. 감정의 민첩성은 의미 있는 삶을 위한 훌륭한 친구이다

3. 감정의 민첩성을 얻기 위해 감정 마주하기

4. 감정의 민첩성을 얻기 위해 감정에서 한 걸음 비켜나기

5. 감정의 민첩성을 얻어 자기 목적에 맞는 길을 걸어가기

6. 어떻게 감정의 덫에 걸리게 되는 걸까

7. 감정은 이렇게 우리를 낚는다

8. 각자가 만드는 현상적 세계와 두 개의 생각 시스템

9. 휴리스틱의 함정: 터널시야와 훈련된 무능력

10. 아차, 바로 이런 상태가 감정의 덫에 걸려든 상태지

11. 가장 흔한 네 가지의 감정의 낚임 유형(上)

12. 가장 흔한 네 가지의 감정의 낚임 유형(下)

13. 부정적인 감정들도 나의 힘이다


지난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연재

(3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31.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32. 호기심의 가치 그리고 꿈을 일상으로 만들기 위한 조정

33. 지금 이 순간의 편안함에 낚이지 말고 의미를 따지자

34. 매 순간 선택할 옵션을 인지하는 힘을 키우기

35. 8개월 차 감정 과학자 입문기

36. 한국말에는 있지만, 대한민국 교육에는 없는 것

37. 복잡계를 위한 벡터 변화 이론

38. 치유에서 연민으로, 다시 직면으로

39. 여유를 만들고 감정을 살피고 주위도 살펴라

40. 우연히 목차만 보아도 영감을 주는 책을 만나다

41. 행복을 위해 나에게서 나는 성(性)을 잘 알자

42. 2년간 얼마나 어른이 되었나 돌아보기

43. 이제, 인공지능도 성찰을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라면?

44. 점수(漸修)를 통해 지혜롭게 행복 비용을 지불하자

45. 오만 가지 생각에 휩싸인 자기 대화가 자신을 망친다

46.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처럼 어려움을 대하기

47. 가장 흔한 네 가지의 감정의 낚임 유형(上)

48. 가장 흔한 네 가지의 감정의 낚임 유형(下)

49. 부정적인 감정들도 나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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