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어제 조급했던 나를 잠시 멈춰 세워서 정신을 차리고 대처했던 순간을 보내고 그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저녁에는 또 우울감과 피로가 함께 몰려왔습니다.
그게 몸이든 마음이든 일단 그대로 인정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다행스럽게 다음날 자고 일어나서 세수를 할 즈음에 느닷없는 생각이 찾아왔습니다. 여기서 내 선택에 따라 우울할 수도 있고, 희망을 채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났는데 손때를 묻혀서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어제 그린 그림에서 출발하기로 합니다.
여기에 어제 <Emotional은 감정적인가? 감성적인가?>를 썼던 효과도 저절로 더해집니다. 조급함을 우울함으로 바꾸려다가 감정(感情)의 사전 풀이를 봤던 기억이 말을 겁니다. 그래서 '일됨(evnent)'과 감정으로 추상화하게 합니다.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몇 가지 생각을 더해서 그렸습니다.
안전한 대화에서 출발한 '신호등'이라는 은유 대신에 3가지 요소만 남기고, 이를 등(燈)이라는 말 대신 길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내 감정과 대화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나를 점검할 수 있는 신호, 감정>에서 배운 지식이 크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고 그래서 모든 감정은 옳다. 불안을 느낀다면 '이러면 안 되는데' 할 게 아니다.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왜 그런 걸까?' 곰곰이 나와 내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중략> 불안 신호를 따라 '나'를 점검해봐야 한다. 불안을 따라가다 보면 근원이 나오고 그러면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어제 퇴근하고 일찍 침대에 몸을 누이고, 휴식을 취한 일도 신호에 따른 행동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보면 감정 자체가 신호등일 수도 있을 듯합니다.
공교롭게도 최봉영 선생님께서 최근 정리 중이신 자료를 받았는데, 그 내용 일부와도 제 경험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감정은 감각기관을 통해 얻은 앎(Sensory knwowledge)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인지적 합리성(Correctness of sensory knowledge) 하에서 감정을 다루는 일은 중요한데, 몸과 마음과 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경험의 형태(Empirical)로만 이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분명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생물체로서 가치 판단의 근거는 바로 그 감정 혹은 느낌의 형태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말단의 판단 근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직관이 중요하게 작동하는 경우도 이와 관련이 깊을 듯하고요. 다만, 우리가 사회를 이뤄 살기 때문에 느낌만으로 가치를 키워갈 수는 없기에 말을 이용하여 가치를 실현해 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페북에서 광고로 본 이미지가 이 생각에 불러오게 됩니다.
바로 이런 의미를 담은 생각의 결과물에 일상을 투자하게 하는 생각의 틀이나 유형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면 사실과 의미라는 통로가 남습니다. 이때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있었던 '함수형 인간'이란 단어가 말을 걸었습니다. <함수형 인간, 대체 무슨 말인가?>외에도 무려 54개의 글에서 '함수형 인간'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게다가 2016년 2월에는 사람들에게 그 단어 속에 제가 담은 의미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일까지 있었습니다. 기간으로도 무려 8년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개념이네요.
정제가 덜 된 생각이지만 즉흥적으로 그려 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즉흥적인 시도였지만 이렇게 해 보니 두 가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던 순간의 경험을 일반화하는 사고 방법은 훈련해 보았습니다.
다음 단계로 HBR에서 만난 기사의 내용을 제 삶에 반영해 볼 수 있는 준비가 되었습니다.
[1] <학습법과 창의성 모두 기억이 핵심이다>에서 인용한 박문호 박사님의 말, '내 감정의 손때를 묻히라는 겁니다'에서 유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