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말을 걸어 글로 쓰는 이야기
<사람이란 무엇인가? 일상이란 무엇인가?>의 결말에 매 순간 차려서 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스스로 질문합니다. 이 글은 그 답을 쓰는 글입니다.
어떻게?
막막할 때 Kent Beck[1]과 마찬가지로 저도 늘 소프트웨어 공학과 구축 프로젝트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이 저를 구해주었습니다.
Computing came to the rescue.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는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프로그래밍 요소를 정의할 때 중괄호를 이용해 경계를 규정합니다. 제가 점이라고 표현한 일상의 순간에서 제 행동이 영향을 미칠 범주를 생각해 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프로그램 작성 중에는 가장 작은 독립 루틴인 함수나 메서드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넘어서는 클래스 같은 단위가 있고, 클래스를 넘어서게 하려고 콘텍스트 객체 운영이나 객체 주입 따위의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합니다.
거기서 착안하여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그런 범주의 인지할 수 있거나 인지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메모리 따위의 컴퓨팅 자원에 대한 관리는 명령어를 사용하는 순간 하드웨어에게 위임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우리의 일상에서는 어떻게 대응시켜야 할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연기(緣起)라는 개념에 호의적입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모르긴 하지만, 모든 것을 통제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무언가를 바란다면 확률적인 미래를 받아들이더라도 변화에 대한 대비를 어느 정도는 사고의 틀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전략적 로드맵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구상 계획에 있고, 그리하여 말로 만들어 기록으로 다루는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로 나눌 수 있을 듯합니다.
프로그래밍 개념을 묘사해 일상을 풀어낼 개념적 장치를 착안한 점은 뿌듯하지만, 너무 큰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며 '여기서 멈출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단, 몇 번 제 삶에 적용해 보고 판단해야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깊이 진행하게 된 배경에는 <소통의 가장 기본은 한쪽의 소리에 경청하는 마음가짐>을 알렸을 때, 이순석 님께서 남겨 주신 댓글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 번쯤 풀어봐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일상의 순간을 차리자고 생각하니 바로 떠올랐습니다.
스스로를 존귀한 존재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은 자신만의 컨테이너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이것은 정신이 자신이 만든 컨테이너(어쩌면 스스로 만드는 조건) 속에서 활동을 한다는 생각입니다. 평소에는 별로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컨테이너에 의존하는 생각이 저절로 일어나는 방법론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구조인류학과 후성유전학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부분입니다. 사족이 길었지만, 스스로 존귀함을 벼릴 줄 아는 사람은 이렇게 그 존귀함을 다듬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기투작용이 일어나게 구조와 작동이 일어난다는 생각입니다. 하여, 자연스럽게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억지로 노력해야만 상황은 컨테이너를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때 생기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그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 또한 컨테이너->정신-> 취향->의지 등의 순으로 자연스럽게 층위를 달리하며 성장하는 여정 중에 있는 것이라 사료됩니다.
기투 작용이라는 모르는 단어가 나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꾀할 기(企)와 던질 투(投)를 합친 말입니다.
『철학』 현재를 초월하여 미래에로 자기를 내던지는 실존의 존재 방식. 하이데거나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의 기본 개념이다. ≒투기.
바탕의 철학 개념을 몰라도 직업적으로 프로젝트와 기획에 익숙한 터라 어떤 사고 양식인지는 가늠할 수 있습니다.
[1] <Tidy First?> 24장에 등장하는 포기말입니다.
9. 야신이 거북이에게 배운 자신의 프로세스를 만드는 법
11.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13. 바탕이 되는 기본, 바탕을 닦는 기초 그 위에 첨단
15. AI 시대에는 수능보다 덕후
18. 인공지능을 Linguistic Self 동료로 활용하기
19. Realization(실체화)와 나의 지난 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