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Feb 25. 2024

Realization(실체화)와 나의 지난 24년

말이 말을 걸어 글로 쓰는 이야기

페북 광고인지 페벗 님 글인지 출처가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그림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Realization을 절묘하게 잘 나타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처음 다가 온 Realization의 기억

그림에 제목은 없었지만, 저는 Realization 그림이라고 여겼습니다. 저에게는 꽤 친숙한 단어인데, 브런치 글을 찾아보니 10개 정도에서 다루고 있네요. 이전 글에서는 이를 어떻게 쓰고 있나 이후에 훑어보겠습니다.


먼저 Realization과 친숙해진 계기를 떠올려 봅니다.


아마도 <UML Distilled> 혹은 UML 스펙에서 'Usecase Realization'[1]라는 표현으로 만난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다가 UML에서 Realization은 Implementation과 거의 유사한 맥락으로 쓰이기 때문에 더 넓은 의미로 친숙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IT 컨설팅으로 만드는 해결책과 그 구현과정에서 만드는 절차, 지식 체계 그리고 프로그램 코드에 이르는 모든 것을 만들고 작동하는 하는 일로 그 개념을 넓혀서 써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2016년 중국에 가면서는 그냥 그게 포괄적 의미의 개발(Develop)이라고 여기고 말하고 그랬었네요.


상상은 분석의 결과물

이 참에 우연히 얻은 그림을 바탕으로 손때[2]를 묻혀 봅니다. 그렇게 경험으로 만든 인식을 대입해 보니, 상상(Imagination)이란 표현이 어색했습니다. 습관적으로 그저 '분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그런데 따져 보니, 상상은 분석의 결과로 얻은 것이고, 거기에 더하여 '설계' 혹은 '디자인' 의사결정도 더합니다.

이렇게 따져 보니 흥미롭네요. 아무래도 묻따풀을 계속해 온 결과가 습관이 된 듯합니다.


실체화는 밀집 수비를 뚫는 일의 연속

하지만, 실체화 과정만 놓고 보면 압박을 뚫고 나오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림에서 붉은색으로 표현한 부분이 맞기는 하지만, 마치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듯한 일입니다. 그리고 농구 경기에서 밀집된 골밑을 뚫는 일과 같은 느낌을 주는 일들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 고쳐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또) 페북 추천인지 광고로 등장하는 페이지에서 이와 굉장히 유사한 느낌을 주는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제 취향을 잘 아는 것이죠. 과거에 저는 '벽 뚫는 일은 자신 있다'는 말까지 한 일이 있는데, 거의 그런 형상입니다.

그런데 Comfort Zone이란 표현을 보니 예전에 인용한 또 다른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도전하고 실패해도 편안하게 성장하기

<도전하고 실패해도 편안하게 성장하기>에서 인용하고 손때를 조금 묻혔던 그림이네요. 글은 2022년 5월이니 거의 2년 전에 쓴 글입니다.

다시 보니 글을 읽어 보니 제목에 들어간 '평안하게'라는 수식은 과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강한 압박이었을까요? 아마도 '편안하게'는 받아들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압박이 분명한 듯합니다. 그리고, 목표가 '편안하게'라면 실행을 위한 팁으로 남겨 놓은 그림과 글이 바로 다음 장면인 듯합니다.


기존 글에 남겨 둔 Realization에 대한 단상들

마지막으로 기존 글에서 Realization을 언급했던 문장들을 찾아봅니다.

모델링은 적절하게 쟁점을 드러내는 추상화 하여 실체화(realization)를 위한 의사소통(정보전달과 의사결정)을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99년 UML을 열심히 배울 때, Usecase Realization이라는 멋진 말에서 익히고 내내 응용하는 것이다.

우리말로 하면 '실체화' 혹은 '실현'이 될 텐데. 2000년 초반 기업용 프로그래밍 현장에 관심을 두었던 제 눈에 가장 심각해 보였던 모순은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 마구 만들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Realization이라는 관계로 쓰임새와 그 실체화를 연결하고 추적성을 확보하는 Integrity입니다.

이건 Lean Stack 서비스의 사용법이기도 하고 그들이 제안하는 혁신을 지속하는 방법이지만, 지인들이 내게 질문한 모델링과 그 실체화(Realization)의 과정이기도 하다.

당시 그의 말은 낙관에 차 있지만 구체성이 없었고, 이후 그이 말이 실제로 현실로 보이는 부분은 극히 작았다. (그때만 해도 나는 Realization을 신앙처럼 품고 사는 실무자였다.)

Design 만 한 것을 실체화Realization 결과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20년 설계 경험에서 배운 '개념의 실체화(realization) 과정'을 최대한 유사하게 묘사하려는 중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 실체화(Realization)는 현실에 발을 딛고 시작해야 한다. 두레이 할 일 컬럼을 내 의도대로 쓰려면 그들이 정한 규칙과 내가 원하는 쓰임새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

나는 그에게 UX 담당자와 이야기를 해보길 권했다. 둘이서 대화가 잘 되지 않는 장면을 보아왔기에 나는 인터페이스를 준비하라고 했다. 이때 인터페이스 구현체(Realization)는 아래와 같다.


모아 보니[3] 최근 4년 정도에 Realization을 어떤 식으로 응용해 왔는지 대강 보입니다.


주석

[1] 그림 출처: https://www.utm.mx/~caff/doc/OpenUPWeb/openup/guidances/guidelines/uc_realizations_448DDA77.html

[2]  <학습법과 창의성 모두 기억이 핵심이다>에서 인용한 박문호 박사님의 말, '내 감정의 손때를 묻히라는 겁니다'에서 유래합니다.

[3] 번역 중인 책의 코드 정리 기법 중 하나를 응용했습니다.


지난 말이 말을 걸어 글로 쓰는 이야기 연재

1. 질문이 우선하고, 실행이 질문을 만든다

2. 스피노자 대신에 김성근 감독님

3. 야구라는 것으로 인생을 전하기

4. 야신이 말해 주는 자신만의 길

5. 새로운 운칠기삼(運七技三) 활용법

6. 인간에겐 한계가 없다는 걸 모르고 산다

7. 말이 말을 걸어 나의 차림을 돕는다

8. 우울증이란 진단명은 나의 개별성을 뭉갠다

9. 야신이 거북이에게 배운 자신의 프로세스를 만드는 법

10. 속말하지 않고 드러내 기록하고 다듬는 일의 힘

11.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12. 일상에서 만난 낱말 바탕 풀이의 즐거움

13. 바탕이 되는 기본, 바탕을 닦는 기초 그 위에 첨단

14. 다양한 뜻의 그릇 역할을 하는 한국말의 유연성

15. AI 시대에는 수능보다 덕후

16. 일단 공개적으로 시작하면 만나게 되는 것들

17. 괴짜(Geek, Nerd), 해커 그리고 덕후

18. 인공지능을 Linguistic Self 동료로 활용하기

작가의 이전글 인공지능을 Linguistic Self 동료로 활용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