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말을 걸어 글로 쓰는 이야기
요즘 저에게 촌철활인[1] 맛집으로 여겨지는 송철 님 페북 문구가 보였습니다. 일단, 모르는 한자가 있어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가, 다시 시간을 내어 묻고 따지고 풀어봅니다.
일단, 구글링을 하는데 한글로만 하면 전혀 다른 내용만 나와서 '구비(口祕)'를 키워드로 했는 데도 다른 표현들만 나옵니다.[2]
분해해서 한자 사전을 찾습니다.
즉흥적으로 머리에 떠오른 추측이 있었습니다.
말을 하지 말고 참으라는 말인가?
다른 사람의 비밀을 지키라는 말인가?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링크를 찾았다가 운 좋게 댓글을 봤습니다.
제 헛다리 짚기를 직면하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처음 가진 호기심은 그대로 풀어가 봅니다.
두 번째 구비(具備)는 그나마 흔히 쓰는 말입니다. 우리말로 '갖추다'라는 한 낱말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俱飛'는 '함께 날다' 정도의 의미가 될까요? 아무튼 두 한자의 조합으로 만든 문구가 됩니다.
저자에게 바로 답을 얻었습니다. SNS도 잘 쓰면[3] 이런 놀라움을 맛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궁금증을 따르다가 이르게 된 생각도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우리말에 중국말을 잘 합쳐서 써 왔다는 지혜를 본 듯합니다. 하나의 소리에 여러 뜻을 담을 수 있는 '뜻의 그릇'으로써의 한국말의 훌륭함을 맛봅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평소 '터박이 말'의 예로 제가 자주 쓰는 '멘붕'을 보면 한국말은 그릇으로만 쓰고 뜻은 영국말과 중국말을 함께 담을 수도 있네요.
저에게는 놀라운 발견입니다. 더불어 탐색 중에 찾은 얽힘 상태에 대한 기록도 있는데, 여기에 대한 풀이는 보류합니다. :)
[1] 촌철활인(寸鐵活人)은 '한 마디의 말로 사람을 살린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최근에 본 말이지만, 조영탁 대표님이 20년 간 해당 제목으로 책을 써오셨다고 합니다.
[2] 구글 바드를 테스트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이단 멈춥니다.
[3] <대화를 하세요, 그게 관계예요>를 쓰면서 SNS의 폐해에 대한 생각에 마음에 자리 잡은 후라 붙인 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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