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지금 이 순간의 편안함에 낚이지 말고 의미를 따지자>를 쓰고 나서 독자 입장으로 읽어 보았습니다.
Strategy Formula라 불리는 상징적인 그림과 '우연히'라는 말을 보며 속으로 이렇게 말했죠.
그래, 오늘 하루 시도해 보자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하지 못하고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차에 또 우연히 작년 3월에 썼던 <점으로도 또 선으로도 대할 수 있는 일상>을 검색하게 되자, 잊었던 결심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실천에 앞서 마음먹은 바를 먼저 글로 씁니다.
<지금 이 순간의 편안함에 낚이지 말고 의미를 따지자>를 쓸 때 페북에서 본 전략 공식 이미지가 떠오른 이유는 절차를 하나의 패턴으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느낀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감정의 민첩성이란 감정의 덫에 걸려 자동적인 반응을 하는 대신에 여지를 만들고 행동 변화를 만드는 민첩성을 말하며 지난 글에서 그림으로 도식화한 일이 있습니다.
사회 초년에 사장님께 배운 '여유'를 주제로 한 경험에 더하여 <감정이라는 무기>를 통해 얻은 이론적 바탕 위에서 개념을 이해한 것입니다. 아무튼 그러한 여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때, 바로 선택지가 늘어납니다. 자동적인 반응을 이겨 내고 선택할 수 있는 정서적 힘을 지는 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전략 공식은 '정서적 힘'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이성적 힘으로 이기는 방법에 대한 계획을 짜는 것이죠.
사전을 보면 전략戰略이라는 말은 전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말입니다.
그러나 대개는 눈에 보이는 실제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상의 전쟁을 만드는 사고법이라 하겠습니다. 적을 무엇으로 보느냐는 문제(problem) 정의의 결과물이고, 승리하여 무엇을 얻을 것인가 역시 야망을 땔감으로 만든 상상의 산물입니다.
간혹 상상이 현실과 유사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빈번합니다. 게다가 상상 속의 인과관계를 다룬 바람은 현실의 변화를 그대로 예측하지도 못하죠. 그로 인해 전략적 로드맵과 같은 도구가 만들어져 쓰입니다.
이야기를 여기까지 끌고 오니 작년 8월 <테니스 이너게임>을 읽다가 썼던 <전략적 로드맵, KR 그리고 자아 2의 언어>와 굉장히 유사한 내용을 다룬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무리를 할 때입니다. 얼마 전에 비행기에서 좌석 주머니에 넣은 책을 빼다가 항공사에서 꽉 채워 둔 광고지 때문에 손이 베일 뻔했습니다. 평소 예민하지 않은 움직임으로 멍이 들거나 손이 자주 베이는 편인데 그날은 평소와 달리 민첩하게 속도를 늦출 수 있었습니다. 감정의 민첩성을 다루다가 손 움직임에도 전이된 것인가 싶었습니다.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연재의 탄생의 영향을 끼친 정혜신TV의 다음 장면이 있습니다. <당신이 옳다>를 읽고 저자의 가르침을 더 배우고 싶어서 영상을 보았지만, 마치 축구장에서 메시의 퍼포먼스를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밀한 움직임에 너무나 압도되어서 따라 할 엄두가 나지 않았죠. 하지만, 그 뜻을 마음에 두고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이어온 탓에 여기(?)에 도달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OKR을 통해 지난 5년 간 배운 전략적 로드맵을 회사 업무가 아닌 내 삶에 반영하는 방법도 힌트를 얻습니다. 감정의 덫에 걸려서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서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자신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운에 맡기거나 외면하며 익숙한 공간이 나타나길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운에 맡기지 않고 무언가를 이루는 일이 바로 자유의 구현이고, 이를 위해서 필요한 중요한 기술이 감정의 민첩성을 실천하는 일이란 점을 터득합니다. 그런데 감정의 민첩성에 대해 조금 눈을 뜨게 되니 다시 그렇게 터득하는 여지는 꼭 감정의 문제나 감성적 사안에만 쓰는 점이 아니란 사실을 깨닫습니다.
(2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21. 아침 루틴을 하나 더 추가하기 그리고 걸음을 즐기기
22. 환각이 만들어 내는 괴로움에서 한발 떨어져 보기
23. 생육이 되어 가는 판단하지 않고 관찰하는 연민의 힘
24. 귀찮음을 인지하고 회피하지 않으면 전환이 일어날까?
27. 지금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
30. 희망과 고통을 모두 만들어 내는 생각에 대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