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사랑의 구체적 실체는 제대로 된 피드백>을 쓰고 난 직후에 정혜신TV를 구독하고 한동안 정주행하듯이 시즌4와 시즌3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러는 중에 정혜신 선생님이 일상을 대하는 말투와 분위기에서 드러나는 태도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스스로에게 '그 막연한 인상은 무엇인가?'라고 묻고 따져 보았습니다.
일단, 정혜신 선생님이 상담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일상을 대하는 태도'가 틀렸다고 느끼게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단편적'으로 치부하지 말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아, 그렇구나.' 깨달았던 느낌이 일상에 대한 정의를 새로 하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촌철활인의 글을 자주 보여주시는 페벗 송철 님의 글귀가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단편만 개선하는 것은 전편을 망치는 짓
이 말은 저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걸었습니다. 그렇다면, 전편의 노출이 일상으로 벌이지는 것일까요? 정혜신 선생님도 우리가 같은 사안에 대해서 하루에도 여러 번 왔다 갔다 할 수 있음을 설명하셨죠. 경험으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제 마음 안의 이야기로 흐르는 듯하여, 방향을 바꿔 사전을 펼칩니다. 일상(日常)의 풀이는 단출합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한편 예문을 보면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일상으로 하고 있는 일.
현대인은 시간에 쫓기며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
우선 일상으로 하고 있는 일은 과연 한 마디로 말할 수 있을까요? 직업으로 압축하거나 뻔한 일로 단답형을 요구하는 느낌이 듭니다. 두 번째 예문은 내용 그 자체가 부정적입니다. 마치 삶의 목표를 잊고 주어진 틀에 맞추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주니까요. 물론, 주관적인 느낌이자 편향이지만요.
여기서 저는 일상에 대한 느낌을 오래전 읽은 책 <선물 The Present>가 시사하는 바에 따라 바라보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날마다 늘 그렇듯이 주어지는 시간과 기회
그렇게 선물처럼 주어진 일상이 늘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단편만 보지 말고, 주어진 상황과 함께 감정을 중심으로 자신을 돌아볼 때 더 나은 행동을 할 기회가 생긴다고 믿습니다. 10여 년 전, 가장 불행할 때, 행복해지기 위해서 꾸준히 감사 목록을 썼습니다. 3년을 이어가자 감사한 일뿐만 아니라 화나는 감정이 일어날 때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자신에 대한 인지, 정확하게는 감정에 대한 인지가 행동 변화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믿습니다.
얼마 전에 친한 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그가 별일 없냐고 물었습니다. 일상이 온통 별일인데, 뭐라고 말해야 하나 싶어서 어중간하게 답을 했습니다. 놀랍게도 그가 제가 바탕에 둔 일상의 의미를 말로 꺼냈습니다. 일상이란 별일을 겪고 별일을 만드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일상을 지루한 일로 취급하거나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한 번쯤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