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Dec 26. 2023

우연하게 찾아온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동료가 조심스럽게 아내와의 갈등을 드러내는 말을 했습니다. 평소 사적인 문제를 잘 드러내지 않는 언사를 보였기에 심상치 않게 느껴졌습니다. 아내와 평안하지 못할 때, 일터에서도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기 어려웠던 제 과거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함께 <당신이 옳다>를 읽고 토론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그가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그렇게 시작한 함께 읽기 경험과 세 번째 펼친 <당신이 옳다>는 내가 기대했던 것 외에도 전혀 다른 경험의 문을 열어 주어 이를 기록하고 싶어 졌습니다. 먼저 저는 이 경험의 질감에 대해 이름을 붙이고 싶었는데, 요즘 복합적인 이유로 자주 쓰는 말인 동시에 행동 패턴이 된 '차림'[1]과 어떤 형태로든 연관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나를 차리는' 혹은 '내 삶을 차리는 독서'가 되었구나 싶었습니다.


독서 습관 지체를 먼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안식과 지적 포만감을 주던 2019년까지의 독서 습관을 벗어나 또 다른 효능감을 만들려고 2020년 가을부터 노력했습니다. 그 기록은 대략적으로 <독서 방법도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특히 2021년부터는 의식적인 노력의 강도가 더해졌고, '독서 전략에서 읽고 쓰기 전략으로' 문구가 드러내듯이 최소한 쓰고 말하는 행동 변화까지는 이끌어냈습니다.


이런 독서 기술의 숙련을 어떻게 삶에 결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해 보려고, 지난달에는 가까운 사람들 앞에서 발표까지 만들어서 했습니다.

그런 노력들은 콩 심은 데 콩이 나듯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기대했던 때가 아니라 전혀 뜻하지 않은 때에 그 효과를 맛보게 합니다.


동료의 어려움에 공감하여 다시 읽게 된 책

<당신이 옳다>는 저자 고유의 해법인 '적정 심리학'을 말합니다. 그리고, 프롤로그에서 '적정 심리학의 핵은 공감'이라고 설명합니다. 첫 번째 책을 읽은 2019년에는 무언가 배울 것이 있는데, 당장은 어려워서 바로 실천할 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바이블로 삼자고 각오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바이블이란 좋은 말씀이지만 당장 실천에 옮기지 못하니 곁에 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던 차에 코로나로 직장도 중국에서 철수하고 생활 터전도 베이징에서 제주로 옮기며 맞이한 격동기를 견디면서 말라버린 정서와 험악해진 말습관을 반성하는 글을 <올 한 해를 돌아보며 (LOOKING BACK ON)> 제목으로 쓴 일이 있습니다. 2021년 말에 쓴 글이죠.

그러는 사이에 어려움을 이겨내려고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반성한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2019년 읽었던 <당신이 옳다>를 다시 읽기 위해 장바구니에 넣었다. 새해에는 공감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에 한발 다가서보자.

그 결과물의 일부가 아래 보이는 기록인데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에 이르는 동안에 쓴 내용이고, 그간의 노력의 결실로 아내와 일상에서 '공감'하는 능력에 있어서 (물론,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두드러진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당신이 옳다>를 읽고 배운 내용 실천하기 연재

1. 가족의 존재에 관심을 두는 행동하기

2. 우울과 무력감은 삶 그 자체일 뿐, 병이 아니다

3. 존재 증명을 위해 몸부림치는 그의 고통에 공감하기

4.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

5. 세상사에서 그 자신으로 초점을 맞추고

6. 칭찬이나 좋은 말 대잔치와는 다르다

7. 감정에 집중하기

8. 사람의 감정은 항상 옳다

9. 자기 보호를 잘하는 사람이 타인을 도울 자격이 있다

10. 나를 점검할 수 있는 신호, 감정

11. 진심으로 묻고 충분히 시간을 줄 것

12. 어떻게 그 '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러한 기록의 원천이 된 저라는 사람의 변화가 동료의 말과 표정에 담긴 신호를 무시하지 않게 했고, 저에게도 '공감'이라는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펼친 책이 준 또 다른 경험의 놀라움은 충동적으로 이 글을 쓰게 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책 내용을 바탕으로 제가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삶의 순간들을 차렸는지 쓰겠습니다.


주석

[1] 제가 말하는 '차림'이란 <줏대와 잣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기> 마지막 단락인 '차려서 자유로운 상태를 운전하기'에서 설명한 내용에 대응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두루 함께 하는 말과 ‘그위(公)’의 지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