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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02. 2024

생육이 되어 가는 판단하지 않고 관찰하는 연민의 힘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분명 정성을 다하면 루틴이 만들어집니다. 지난 7월 아침 루틴으로 추가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며 미소 짓네.
새로 받은 스물네 시간, 깊이 몰입하여 살리라 맹세하네.
그리고 주위의 모든 존재를 바라볼 때 연민의 눈으로 보리라 맹세하네.

그중에서 자기 연민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마지막 포기말(=문장)에 강조가 들어갑니다. 오늘 어머니 집을 나서면서 '주위의 모든 존재를 바라볼 때 연민의 눈으로 보자' 속말을 합니다. 몇 걸음 더 걷는데 늘 거기 있었지만 쳐다보지 않았던 대추 열매가 보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존재를 볼 때 연민의 마음을 품었더니, 늘 지나던 동선인데  평소 보이지 않던 울타리를 뚫고 나오는 무궁화와 무궁화 꽃 뒷면에 서식하는 곤충들의 생태가 식의 행동이 이어졌습니다.


아침에 활력이 찾아올 때 생각을 떠나 꽃을 보던 여유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인지 <아침에 활력이 찾아올 때 생각을 떠나 꽃을 보던 여유>를 썼던 날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한편, 며칠 후에도 루틴을 치른 후 걷는 길에 제 몸이 비슷하게 구동(?)했습니다. 구동이란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 암튼 그건 차치하고 잘려 나간 가로수 그루터기 사이를 비집고 풀이 자라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판단을 내리지 말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연민의 힘

우연한 발견 덕분에 다시 읽었던 인터뷰에서 다소 자신 없게 희망을 표현했던 저와 달리 빈틈을 비집고 나오는 여러 포기의 풀들이 '희망'을 향한 갈구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여 잠시 멈추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루틴의 목표인 자기 연민이 통하는 듯합니다. 구체적으로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밈 같기도 하고, '정성'(예기 중용 23장)이 불러오는 생육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루틴의 효과가 꼭 눈에 보이는 곳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Charlie 훈장님 추천으로 구독을 시작한 하루 영어를 들으며 출근하는데 평소와 다르게 듣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테니스 이너게임>의 영향으로 <판단을 내리지 말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연민의 힘>을 쓴 효과가 함께 발휘되고 있었습니다.

출처: https://youtu.be/ahvtGKUnAm8?si=XR-VOblE3-D5kEVK

'rear 발음을 잘 못한다'는 평가에서 풀려나 발음을 따라 할 때 혀와 턱의 감각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평가에서 벗어나 감각을 충분히 익히면 분명 발음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왜 구동이란 표현이 마음에 드는가?

마지막으로 앞에서 미루었던 구동이란 표현이 마음에 드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사전을 찾아봅니다.

박문호 박사님께 배운 '작동하는 지식'이 떠오릅니다. 유레카! 여기서 다시 제가 지식 덕후임을 확인합니다. 마치 작업 기억처럼 세포와 두뇌가 함께 기억해야 지식이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구동은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에서 엔진이거나 엔진의 중요 구성요소에 상응한다 하겠습니다.


지난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연재

(1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1. 가슴 뛰는 삶, 전략적 사고가 필요할까?

12. 꾸준하게 절제하며 자기 길을 걷는 방법

13. 본성을 따지는 일에서 최고의 씨앗들에 물을 주는 일로

14. 새롭게 길들여지는 습관의 방향과 관성력 키우기

15. 시행착오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 주는 걸까요?

16. 조심스럽게 관찰하면 서두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17. 시행착오가 보여주는 지도 그리고 추진력을 찾는 질문

18. 내가 가진 능력의 축을 믿고 꾸준히 행하고 인내하자

19. 심호흡이라는 일상 운영을 위한 단위 행동 양식

20. 아침에 활력이 찾아올 때 생각을 떠나 꽃을 보던 여유

21. 아침 루틴을 하나 더 추가하기 그리고 걸음을 즐기기

22. 환각이 만들어 내는 괴로움에서 한발 떨어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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