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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Nov 21. 2023

작동하는 지식과 기억 용량을 주여주는 대칭화

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우기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한 박문호 박사님의 영상을 몇 차례 보았습니다. 2시간이 넘는 꽤 긴 분량인데, 이를 소화한 후에 쓰는 자기화한 지식 기록입니다.


지식을 모듈화 하라

박사님의 영상 5분경을 보면 레고 블록을 언급하면서 지식 역시 '모듈화'하라고 주장합니다. 아래 사진은 영상을 반복해서 듣는 중에 아이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에 갔을 때, 아동 신간 코너에 있던 책에서 본 표현입니다.

그러고 보니 전 영역에서 모듈화는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지식을 모듈화 한다는 표현은 낯설지만, 어쩌면 저도 모르게 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기준을 갖지 못하고 두서없이 했을 것이란 점을 깨닫습니다.[1]


다시 영상으로 돌아가면 지식을 습득할 때, 일종의 단위를 만들라고 합니다. <단위로 읽는 세상>을 읽은 후부터는 '단위'하면 책에서 받은 느낌들이 떠오릅니다. <1 이라는 수와 경계 그리고 단위의 문제>를 쓸 때도 마찬가지였죠. 한편, 박문호 박사님의 '~화하다'는 암묵적으로 자기화가 깔려 있습니다. 제 말습관으로는 소화라고 부르던 행동 패턴이기도 합니다. 이는 분명 기억 메커니즘과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때 지식을 고도화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모듈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모르고 활용하고 있었던 것이죠.


왜 그려보지 않냐?

박문호 박사님의 다른 영상에서도 자주 언급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왜 그려보지 않냐?


자기화를 하는 구체적인 방식입니다. 사고 실험을 해 보면 그리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2] 배운 것을 그대로 그릴 것이냐는 문제죠. 영상을 세포를 예로 드는데, 세포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이 '자기화' 혹은 '자기 지식'이 될 수 있을까요?


지식을 압축 혹은 추상화하는 과정에서 단위를 만들 때 바로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 듯합니다. 그리고, 그려봐야 이런 질문을 던질 동기를 발견할 듯합니다. 그것도 몸으로 겪으니 확실하겠죠. 팔도 아프고, 그러다 보면 굳이 이걸 왜 그려야 하나 싶기도 할 테니까요.


아무튼 이렇게 그린다고 생각하면 그 과정에서 간소화를 하면 간단한 도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 도형 선택이 단위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대칭화'가 언급됩니다. 마치 지도의 범례를 정하는 일을 대칭화로 볼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이러한 대칭화와 모듈화의 전형적인 사례가 '구구단'이라고 합니다.


보관과 조작 가능성을 높인다

박사님은 도량형의 효과를 지식에 적용하는 일이 모듈화라 설명합니다. 그리고, 영상 10분경을 보면 지식을 보관하고, 다른 형태로 조작할 수 있게 하려면 모듈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경험을 소개하는데, 강의가 끝나면 보자기에 싸서 의식 속에 그대로 보관하기 위한 의식과 루틴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듈화 하지 않으면 지식이 풀어지고 밑이 빠진 독에 담은 듯이 된다고 합니다.


모듈화 해서 보관해야 시공간을 초월해서 인출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순서화도 언급합니다. 이들 셋은 이미 <필요한 것을 기억하고, 기억을 쉽게 하는 방법>에서 본 내용이네요.

'순서화'는 이미 아이들과 놀며 학습할 때 일부 적용하여 <연도로 시작한 놀이가 몰입 효과를 알려 주다>에 기록한 일도 있습니다. 그 경험을 되짚어 보니 '순서화'는 조작 가능성을 활용하는 일 자체이기도 합니다.


기억 용량을 주여주는 대칭화

삶의 순간과 학습의 총체가 만날 수 있는 것을 박사님은 작동하는 학습이라고 표현합니다.[3] 그리고 영상 18분경부터 다시 대칭화의 효용성을 언급합니다. 기억 용량이 대폭 줄어든다는 설명을 하고, 세포를 그릴 때 원 대신에 사각형을 써서 효용을 높인 본인의 사례를 설명합니다.


브레인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효과적인 학습법이라고 강조합니다. 진입 장벽을 낮춰서 브레인의 부담을 줄여주고 편안하게 하라고 합니다. 아기 발걸음이 떠오릅니다. 제가 아기 발걸음 하면 떠올리는 그림이 있죠.


이 그림에서 왼쪽은 두려움에 압도된 모습이고, 오른쪽은 두려움에서 해방된 모습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박문호 박사님도 학습할 때 뇌를 편안하게 해 줘야 한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포유류가 느끼는 두려움과 학습을 미루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연관성이 있다고 느끼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대칭화는 정보를 확 줄여주지만 정보 속의 인과 관계는 분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아직은 제 지식이나 경험과는 분명히 연결되지 않습니다.


내용이 꽤 길어서 여기서 끊고 연재로 이어가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영상 21분경이네요. 박문호 박사님 설명과 직접 연관성은 없지만, 아이들 도서관에서 발견한 '자연 속의 대칭' 장면을 함께 공유합니다.



주석

[1] 최봉영 선생님 표현을 빌면, 지식을 차리는 일에 서툴다는 생각이 듭니다.

[2] 그리고 보니 저는 꽤 긴 시간 동안 소프트웨어 모델링이란 제한된 도메인이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그려온 경험이 있습니다.

[3] 흥미롭습니다. 최근 제가 연습을 통해 익힌 일과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우기 연재

1. 우연하게 만난 수학의 필연성과 논리적 추론

2. 집합적 사고의 필요성으로 나아가는 길

3. 집합론적 사고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다

4. 지식을 배타적 공간에 보관하게 돕는 집합적 사고

5. 박문호 박사님의 집합론적 사고 설명이 주는 영감

6. 맞고 틀림을 명확하게 해 주는 것이 집합론적 사고

7. 조건이 만들어 가는 지식의 경계

8. 관계라는 가장 중요한 우주적 현상

9. 관계와 수학의 연산 그리고 연기

10. 현상적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구분하기

11. 집합론적 사고로 도출한 대화의 중요성

12. 소프트웨어는 현상을 물리적 세계에 대응시키는 기술

13. 수학의 언어를 이용한 수학 삼각형 활용

14. 왜 기억을 해야 되는가?

15. 필요한 것을 기억하고, 기억을 쉽게 하는 방법

16. 대화를 할 때 다투지 않는 뇌과학적 방법

17. 대화할 때 사실, 감정, 의미를 구분할 수 있다면

18. 뇌과학으로 배우는 대화라는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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