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Nov 16. 2023

대화할 때 사실, 감정, 의미를 구분할 수 있다면

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우기

<대화를 할 때 다투지 않는 뇌과학적 방법>을 쓰면서 <성공적 대화를 돕는 그림>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성공적 대화를 돕는 그림>에서 설명하려던 바는 서로 맥락을 다르게 두고 대화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그렸습니다. 그래서, 소통 가능한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전제하고 맥락을 맞추면서 대화는 과정을 단순화시킨 것이죠. 그런데, 그 순서를 나열한 문구를 보니, '이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사실, 감정, 의미의 구분

박문호 박사님 말씀을 들어보면 사실과 감정은 구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사실을 이해했는지 아니면 감정을 이해했는지를 나눠야 합니다. 이를 나누기 위해 통신 프로토콜처럼 함께 사실 확인 후 감정 단계로 이동하라고 하십니다. 마치 주파수를 맞추듯 서로 동기화하는 것이죠.

뇌과학 관점을 살짝 벗어나 적정심리학 관점에서 보겠습니다. <사람의 감정은 항상 옳다>를 쓰며 배운 바를 여기에 대입할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달리 감정은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처한 입장과 개성 등에 따라 다르게 발현합니다. 그래서, 판단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무심코 살다 보면 '충조평판'의 습관을 그대로 받아들여 서로 상처를 주는 대화 방식을 지닌다는 사실을 <당신이 옳다>를 읽고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깨달은 후에도 고치는 일에서 마흔이 넘는 세월 동안 굳어진 습관이 중력처럼 작용하는 것을 확인하고, '충조평판은 행동 질환이다'라고 쓴 일도 있습니다.


앞서 인용한 글에도 있듯이 특정 사실에 대해 다른 감정이 나오는 일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른 것이고, 박문호 박사님의 분류에 따르면 '의미'의 영역입니다. 이를 섞으면 당연히 혼선이 오고, 특히 감정을 판단하며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이 될 수 있습니다.[1]


사실은 사실로, 감정은 충초평판 없이

이를 기호화해서 표현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해 보니 다양한 책들에서 해법으로 말하는 내용도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앞에서 말한 대로 감정을 충조평판 하는 일은 (뇌과학적으로는) 프로토콜을 무시한 방식이고 굉장히 폭력적인 언어 습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팩트풀니스>에서 언급하는 대로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믿음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의미를 사실에 섞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미디어는 의도적으로 독자의 감정과 의미를 겨냥해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합니다. 굳이 팩트풀니스를 언급하지 않아도 제가 쓴 <정보홍수시대에 문해력은 어떻게 갖출 수 있는가?>에 직접 경험도 담겨 있습니다. 반면에 세스 고딘은 우리가 가진 두려움 때문에 사실을 그대로 보는 일이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아티스트로 살기 위해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에 해당 내용을 쓴 바 있습니다.


마치며

박문호 박사님 강의를 그대로 따라가기 전에 나름대로 세 단계 구분에 대해 묻고 따져 풀어 보았습니다. 일단, 사실을 의미와 섞지 않는 행위 그리고 감정은 그대로 인정하는 훈련 두 가지만 하더라도 일상 대화가 훨씬 나아질 것이란 믿음이 생깁니다.


이 글을 쓰고 나서 아이들과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에 갔는데 <우리는 왜 싸우는 걸까?>란 책을 보다가 관련이 있어 보여서 찍은 사진을 첨부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이런 책이 나오다니, 하고 잠시 놀랐습니다. 좋네요. :)


주석

[1] 놀랍게도 <존재 증명을 위해 몸부림치는 그의 고통에 공감하기>와 <세상사에서 그 자신으로 초점을 맞추고> 등을 쓸 때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뇌과학 관점에서 박문호 박사님 풀이를 듣다 보니 명료해지는 듯합니다.


지난 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우기 연재

1. 우연하게 만난 수학의 필연성과 논리적 추론

2. 집합적 사고의 필요성으로 나아가는 길

3. 집합론적 사고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다

4. 지식을 배타적 공간에 보관하게 돕는 집합적 사고

5. 박문호 박사님의 집합론적 사고 설명이 주는 영감

6. 맞고 틀림을 명확하게 해 주는 것이 집합론적 사고

7. 조건이 만들어 가는 지식의 경계

8. 관계라는 가장 중요한 우주적 현상

9. 관계와 수학의 연산 그리고 연기

10. 현상적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구분하기

11. 집합론적 사고로 도출한 대화의 중요성

12. 소프트웨어는 현상을 물리적 세계에 대응시키는 기술

13. 수학의 언어를 이용한 수학 삼각형 활용

14. 왜 기억을 해야 되는가?

15. 필요한 것을 기억하고, 기억을 쉽게 하는 방법

16. 대화를 할 때 다투지 않는 뇌과학적 방법

작가의 이전글 사람됨의 줏대 : 주관(主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