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차리는 언어 사용법 5
아내가 주말에 문해력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사용했다. 아이들 문해력을 키워주기 위한 책 선택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틀이 지난 어느 날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상황은 다르지만, 문해력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페북에 간단하게 올린 글에서 문해력에 대해 다 하지 못한 말을 여기에 옮긴다.
그날 저녁 7년 만에 전화를 주신 분과 만났다. 여러 가지 사는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호들갑을 떨며 <사피엔스> 책 소개를 했더니 너무나 반가워했다. 반응이 의외라서 물었더니, (직장생활에서)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다.
나는 직장 생활이라는 우물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분은 우물을 무척 벗어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 비유를 들었더니 (공감해주길 기다렸다는 듯이) 한참을 이야기하셨다.
내가 쓴 글에서 '우물'이 들어간 글을 더 찾아보았다.
나라는 우물에 갇혀서 상대를 판단하면, 놀랍게도 가족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비난을 하기 쉽다. 그걸 벗어나 있는 그대로 현실을 볼 수 있다면 다른 것이 보인다.
내가 새로운 경험을 하려고 늘 노력하는 이유는 아마도 '나라는 우물에 나를 가두지 않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아침 출근길로 돌아가 <다스뵈이다>에서 문해력을 자극한 영상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박태웅 의장님의 카카오사태에 대한 친절한 해설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 시각에서 지난 한미일 연합훈련의 어떤 의미를 지니냐는 것이다. 현재 우리 언론은 서방의 신뢰도 지수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정치적 성향을 떠나 <다스뵈이다>나 <뉴스 공장> 등을 보지 않고는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 결국, 문해력을 문장 읽기 수준이 아니라 상업화되고 자극적인 정보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실현하려면, 나에게 맞는 정보 입수처를 찾을 일을 동반해야 한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모두에게 맞는 방법을 내가 알리는 없지만, 최소한 내가 해나가는 방법을 소개할 수는 있다.
마침 그날 저녁 퇴근길에서 본 유튜브 영상이 있다. 굉장히 높은 자동차 엔지어링 수준에서 테슬라의 혁신에 대해 풀어주는 채널이다.
이 영상은 CTO의 반복된 추천에 반응한 결과다. 나는 5개가 되지 않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데, 대부분 시작은 지인 추천이었다. 오랫동안 애정을 갖는 시청자가 호의를 가지고 나에게 반복해서 추천하는 경우 맛보기로 들어보고 나에게 맞는다 싶으면 들어왔다. 이렇게 하면, 시간을 굉장히 아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설명하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내용이다. 최봉영 선생님께 배우는 내용을 <나를 차리는 언어 사용법> 연재로 조금씩 익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줏대와 잣대'의 필요성에 대해 쉽게 설명한 다른 글 인용으로 대신하자.
말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잣대가 없으면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줏대 없는 사람이 된다.
문해력이 현실의 삶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줏대와 잣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