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Oct 29. 2022

수학에서 고구마로, 고구마에서 삼투로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수학 7

지난번 교훈으로 이번에는 유튜브 강의를 찾는 준비를 해서 아이와 만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가 유튜브는 안 본다고 선언했다. 그러면 아빠가 책을 읽어줄까 하고 물었더니 자기가 읽겠다는 것이다. (내 머릿속에서는 '모르는 말이 많을 텐데'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 한발 물러서 그럼 읽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고 말했다. 아이는 아래와 같은 모습으로 책을 읽었다.

다 읽고 난 후 질문이 없는 아이에게 어떤 것을 배웠냐고 물었더니 '무형성, 유형성, 공간성'과 같은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웠을 단어를 나열했다. 이제 이 책으로 공부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한 듯하다고 생각했다.


주제는 그저 학습 여행에 이름을 붙일 뿐

<주제는 그저 학습 여행에 이름을 붙일 뿐> 편을 쓰며 경험을 다졌던 시간은 나에게 당황하는 대신 다음에 나갈 길을 찾게 했다. 나는 책을 훑어보며 함께 다뤄볼 문제를 살피고 있었다. 아이가 요즘 돈 벌고[1] 쓰는 일을 하며 돈에 관심이 많은데, 단위에 쓰이는 0을 이용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이가 키우고 있는 고구마로 향했다. 고구마를 바라보는 아이에게 관심을 갖다가 함께 떠날(?) 여행지를 찾았다.

정확히 말하면 찾았다기보다 그냥 함께 간 것이다. 유심히 아이가 보는 것을 보면서 질문을 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지다가 '뿌리는 무슨 역할을 할까?'라는 질문에서 학습 포인트를 찾았다. 일단, 아이가 흥미를 갖는 장면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부족한 배경 지식을 채우기 위해서 유튜브 검색을 했는데, 운 좋게도 놀랍도록 훌륭한 <삼투> 영상을 찾았다. 비유가 훌륭해서 아이가 너무나 좋아했다. 나는 '방석과 사람 비유'를 이용해서 아이에게 컵 속의 물이 어떻게 고구마로 이동하는지 설명할 수 있겠냐고 말했더니, 아이는 자신 있게 설명했다. 일단, 무엇을 배웠느냐 따지기 전에 아이와의 여행이 제법 즐거웠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내가 준비한 내용을 고집하지 않아서 학습 여행(?)이 가능했다. 그리고 나의 주제에 대한 탐색이 아니라 아이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길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잘 아는 내용인지 따지기 전에 함께 해보자는 자세가 길을 열어주었다.


주석

[1] 아빠 새치를 뽑으면 100원을 받는 행위


지난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수학 연재

1. 구(球)와 체(體), 면(面) 의미를 찾아보기

2. 선(線)과 점(點)의 의미를 찾아보기

3. '구체면선점' 대신에 배우는 사람 중심으로

4. 주제는 그저 학습 여행에 이름을 붙일 뿐

5. 식의 이해: 우연이 준 갑진 학습여행

6. 닮음에 대해 느끼게 하기

작가의 이전글 정보홍수시대에 문해력은 어떻게 갖출 수 있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