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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27. 2022

디지털 시대에도 '언어'가 갖는 힘

나를 차리는 언어 사용법 4

지난 월요일 최봉영 선생님께서 따끈따끈한 결과물이라고 아래 그림을 보내주셨다. 아마 내가 <사피엔스>를 읽지 않았거나 박문호 박사님을 통해 <빅히스토리>를 접하지 않았다면 이 그림을 단박에 받아들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2015년 이후에는 자주 쓰지 않던 단어인 '세렌디피티'[1]를 느끼는 순간이다.

순전히 최선생님의 성의(?)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내 이해력과 배경 지식의 한계안에서 해석해보자. 가장 아래쪽부터 다섯 개의 항목이 있고, 화살표를 기준으로 하면 4개의 Transformation이 있다.


Organic과 Sensual Transformation

월말김어준에서 박문호 박사님의 빅히스토리를 꾸준히 들은 덕분에 빅뱅이나 지구 탄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있지만, 생명 탄생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구글링을 해보아도 명쾌하게 organic transformation과 sensual transformation 시기를 바로 찾을 수는 없었다. 내가 이와 관련해 알고 있는 배경 지식 중에 의미 있어 보이는 부분은 <데카르트에 오류>에서 알려준 내용이다. 


마음의 기원을 키워드로 구글링 해보면 바로 그 '데카르트의 오류'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오랫동안 받아들여졌던 데카르트의 주장과 달리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신체에 마음이 위치'하며, '감정과 느낌이 없으면 의사결정을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래서 그의 책 이름이 <데카트르의 오류>이다. 또한, 최근 박문호 박사님의 강의를 들으면 느낌은 굉장히 종합적인 뇌 작용의 결과물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최봉영 선생님이 정의한 Sensual Transformation은 (어느 때인지는 몰라도) 인간에게 그런 능력이 생긴 사건을 지칭한다고 생각된다.


사람의 시대 = Liguistic Transformation

<사피엔스>를 읽지 않았다면 언어가 그렇게 중요할까 하고 의문을 품었을 듯하다. 두 번째 <사피엔스> 책 읽기 모임을 하고 있는 지금은 그에 대한 의문이 없다. 

유발 하라리의 표현에 따르면 인지 혁명이 linguistic transformation과 흡사하다. 다만, 초점에 있어 유발 하라리는 역사학자다운 주장으로 책을 끌어가고, 최봉영 선생님은 언어의 중요성과 바른 쓰임새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사피엔스가 아닌 다른 멸종한 인간 종은 인지 혁명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라리의 표현에 따르면 허구 혹은 신화를 지어내는 힘이 그들에게 부족했고, 사피엔스가 유일한 인간종으로 남은 가장 큰 힘은 신화를 만드는 능력이다. 최봉영 선생님에 따르면 바로 그 허구가 언어로 빚어지기 때문에 linguistic transformation이 중요한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자연 세계를 제외한 나머지는 말로 빚은 생각으로 이뤄진 사피엔스가 만든 혹은 만드는 결과물이다. 

컴퓨터의 시대 = Digital Transformation

공교롭게 월요일 오전 출근 길에 들은 <다스뵈이다>에 박태웅 의장님(29분경 시작)이 나와서 디지털과 디지털 전환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그 훌륭한 설명을 음미하는 동시에 내가 하는 일도 결국 그렇게 디지털화 된 서로 다른 자극을 종합하여 인간에게 유익한 경험(UX)을 주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그 여운이 사라지기 전인 퇴근 길 지하철역에서 숫자(digital)를 강조하는 광고문구를 봤다. 이에 대한 생각은 다음 기회로 돌리며 (미완의) 글을 마친다.


주석

[1] 정확하지는 않지만2014년 경으로 기억하는데 그 즈음 나는 인생에 세린디피티가 가득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기도 했다.


지난 나를 차리는 언어 사용법 연재

1. 미래에 중독된 인간의 두 가지 행동 양식

2. 쪽인 나를 세우면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

3. 의식의 아기 발걸음과 의식의 자유로움

 - '나'라는 바탕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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