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Nov 13. 2023

왜 기억을 해야 되는가?

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우기

두 번째로 공부할 주제는 기억에 대한 박사님의 영상입니다. 역시 두 번 정도 봤는데 추천할 만한 강의입니다.


기억이 풍부하면 감정이 풍부해져요

박사님은 공교육이 잘못된 방식에 따른 폐단을 기억의 관점에서 지적합니다. 공교육 문제야 말로 제가 만나는 누구와 이야기해도 공감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1]

뒤이어 박사님은 감정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많은 기억을 갖고 있는 반려견이 죽으면 우는 일이 자연스럽지만, 명절에만 보던 친척이 죽으면 울지 않는 일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합니다. 바로 기억이 없다면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는 뇌과학 지식에 근거한 설명이죠.


왜 기억을 해야 되는가?

그리고 감정은 선택과 판단을 위해 진화된 것입니다. 즉, 판단과 선택을 잘하려면 감정이 발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억이 풍부해야 하는 이치죠.[2]

간단명료한 설명이라 아름답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아래 장면에서는 또다시 수학의 동어 반복이 떠오릅니다.

사실 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는 이 정도로 영감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좋다'는 판단에 아이들의 지도 그리기 시도 정도로 따라 해 보았습니다. 두 번째 보니까 저의 실천법으로 익힐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인간은 기억된 것만 지각하고, 지각된 것만 기억한다

또한, 박사님은 기억이 풍부해야 넓고 깊게 볼 수 있고 삶을 풍성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부연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 또한 박사님의 뇌과학 연구에서 비롯된 주장입니다.

동물은 현재라는 시간을 기준으로 지각을 합니다. 박사님은 이를 '동물은 현재에 갇힌 종'이라고 문학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기억을 통해서 '시간의 독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굳이 타임머신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시죠. 이 부분의 통찰도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과거의 기억을 통해서 현재를 비춰볼 수 있고[3], 다시 미래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미래라는 개념은 바로 기억을 통해서 출현한 것입니다. 카운터 펀치처럼 기억을 통해서 시간의 압제에 벗어나는 것임을 비로소 인식하게 해 주셨습니다.


주석

[1] 심지어 어제 만난 지인은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분인데, 중고등학교 교육은 대학 교육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대학 입시를 볼모로 사교육이 돈을 버는 분야일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저 역시 대체로 동의하는 견해입니다.

[2] 어제 트레이딩을 공부한 지인에게 실전 경험을 해야 하는 이유를 주장하면서 이러한 이치를 응용했습니다. 객관적인 수치와 주관적인 가정이 기억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실행 과정에서 생기는 경험과 이에 따른 감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죠.

[3] <역사란 무엇인가>의 인상 깊은 구절도 생각납니다.


지난 박문호 박사님에게 배우기 연재

1. 우연하게 만난 수학의 필연성과 논리적 추론

2. 집합적 사고의 필요성으로 나아가는 길

3. 집합론적 사고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다

4. 지식을 배타적 공간에 보관하게 돕는 집합적 사고

5. 박문호 박사님의 집합론적 사고 설명이 주는 영감

6. 맞고 틀림을 명확하게 해 주는 것이 집합론적 사고

7. 조건이 만들어 가는 지식의 경계

8. 관계라는 가장 중요한 우주적 현상

9. 관계와 수학의 연산 그리고 연기

10. 현상적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구분하기

11. 집합론적 사고로 도출한 대화의 중요성

12. 소프트웨어는 현상을 물리적 세계에 대응시키는 기술

13. 수학의 언어를 이용한 수학 삼각형 활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