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가까워지기
<연기(緣起)를 체험하게 도운 유튜브 추천 영상>을 쓴 후에 수학에 대한 연재를 쓰기로 했습니다. 수학 자체에 대한 지식을 향했던 시절에 쓰다가 그만둔 시리즈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작년 여름에 <
수학을 써보기>라는 이름은 다섯 편[1]에서 그쳤고, 또 다른 연재인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수학>도 작년 겨울에 여덟 편[2]으로 마쳤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번에는 어떻게 지속할지 스스로 묻는 듯했습니다. 찜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3]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엄습할 때 탈출구가 또 연기(緣起)처럼 피어났습니다. 마침 함께 책을 읽는 분들과 화상 채팅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동료가 저에게 소유하는 책의 수를 제한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시간을 잘 쓰기 위한 요령인데, 이에 대해 화상 채팅으로 대화하며 의견을 듣고 말하는 과정에서 동시에 여러 권을 번갈아 읽는 '병렬 독서'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서로의 경험과 의견을 나눴죠.
마지막에 제가 화자들의 관점 차이를 관찰하고 말로 옮겼는데, 병렬 독서에 조심스러운 분들은 책이 담고 있는 지식 자체를 향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반면에 병렬 독서를 옹호하는 제 입장에서는 주어진 시간을 잘 쓰는 것에 초점이 있었죠. 이 경험과 기억이 앞선 수학 시리즈를 연재하던 당시의 저와 지금의 제가 취해야 할 입장 차이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한편, 지식 자체가 중심이냐 소비하는 나의 시간이 중심이냐 하는 식의 이분법은 영상에서 기록을 남기는 순간 즉, 자기화된 지식 기록을 남길 때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글의 소재가 되었던 추천 영상의 8분 40초 시점까지는 대체로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었고, 기록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영상 중에는 배경 지식 부족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거나 굳이 당장 익히고 싶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즉각적으로 영감을 준 부분만 추려 지식 기록을 남기고 나머지는 욕심을 부려 생각을 짐(?)으로 두지 않도록 하는 일이 글쓰기 목적이 될 듯합니다.
그래서 당시에서 영감을 받았고, 글을 쓰는 지금도 영감의 느낌이 남아 있는 대상만 다룹니다. 첫 번째는 '가부번' 혹은 '가부번 집합'이라는 개념입니다. 처음 듣지만 재밌다고 여겨졌습니다.
구글링을 해 보니 역시 이쁘게 정리된 정의가 있습니다.
영상에서도 한자를 짚어 주는데 다시 살펴보니 또 흥미로운 생각이 만들어집니다. 비슷한 의미 단어가 가산인데, 왜 가부번에는 '(否)'가자 들어갈까요? 그리고, 영어 표현에는 왜 'de-'가 들어가는 것일까요?
제 글을 자주 읽는 분은 아시겠지만, 영어 개념이 나오자 자동(루틴)으로 위키피디아를 찾습니다. Denumerable을 찾았더니 셀 수 있는 집합인 Countable set으로 인도되고, 페이지 안에 제가 원하던 내용이 발견된 듯합니다.
The terms enumerable and denumerable may also be used, e.g. referring to countable and countably infinite respectively, but as definitions vary the reader is once again advised to check the definition in use.
DeepL 번역 결과로 볼까요?
열거 가능 및 열거 불가능이라는 용어는 각각 셀 수 있고 셀 수 없이 무한하다는 의미로 사용될 수 있지만, 정의가 다양하므로 독자는 사용 중인 정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매우 익숙한 enumerable도 정확한 의미 정의 없이 써 왔다는 제 행동 양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영상을 보면서 영어 사전에서 명사를 찾으면 등장하는 U, C 표기 즉, Countable과 Uncountable 개념이 연상되었는데 유관된 문제란 사실도 다시 확인합니다. 또한, 가부번 집합을 다룰 때 함께 등장한 문구에서 소프트웨어 설계자로서 낯익은 반가운 표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익숙한 표현은 cardinal이 아니라 cardinality인데, 위키피디아를 보니 둘 다 별도 페이지로 설명이 있었습니다. 이 참에 한 번씩 찾아보기로 합니다.
In mathematics, the cardinality of a set is a measure of the number of elements of the set. For example, the set A={2,4,6}contains 3 elements, and therefore A has a cardinality of 3. Beginning in the late 19th century, this concept was generalized to infinite sets, which allows one to distinguish between different types of infinity, and to perform arithmetic on them.
역시 DeepL 번역 결과도 보겠습니다.
수학에서 집합의 카디널리티는 집합의 요소 수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예를 들어 집합 A={2,4,6}은 3개의 원소를 포함하므로 A의 카디널리티는 3입니다. 19세기 후반부터 이 개념은 무한 집합으로 일반화되어 다양한 유형의 무한을 구분하고 연산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합 요소의 수를 기준으로 집합의 크기를 표현하는 척도입니다. 방이 몇 개냐고 물어서 호텔의 크기를 짐작한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연상은 영상에서 힐베르트의 무한호텔을 다룬 사후 효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는 Cardinal number를 보겠습니다.
In mathematics, a cardinal number, or cardinal for short, is what is commonly called the number of elements of a set. In the case of a finite set, its cardinal number, or cardinality is therefore a natural number. For dealing with the case of infinite sets, the infinite cardinal numbers have been introduced, which are often denoted with the Hebrew letter ℵ\aleph (aleph) marked with subscript indicating their rank among the infinite cardinals.
역시 DeepL 번역 결과도 함께 합니다.
수학에서 기수 또는 줄여서 카디널은 일반적으로 집합의 원소 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한 집합의 경우, 그 집합의 기수 또는 카디널리티는 자연수입니다. 무한 집합의 경우를 다루기 위해 무한 기수가 도입되었는데, 이는 히브리어 문자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ℵ\알레프(알레프)는 무한 기수 중 순위를 나타내는 첨자로 표시됩니다.
한자로는 基數입니다.
학창 시절의 흔적으로 기수 하면 자연스럽게 서수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영상에서 교수님이 가부번 집합을 설명하며 했던 표현이 두 쌍으로 기억한 개념의 차이를 말해줍니다.
순서를 포기하면...
'순서를 포기하면'을 다른 말로 바꾸면 '기수화 된'입니다. 그렇게 되면, 터 기(基) 자를 쓰는 이유도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위키피디아를 찾다가 얻어걸린 개념(혹은 페이지)이 있습니다. 바로 Cardinal numeral인데요.[4]
In linguistics, and more precisely in traditional grammar, a cardinal numeral (or cardinal number word) is a part of speech used to count. Examples in English are the words one, two, three, and the compounds three hundred [and] forty-two and nine hundred [and] sixty. Cardinal numerals are classified as definite, and are related to ordinal numbers, such as the English first, second, third, etc.
DeepL 해 보면
언어학, 더 정확하게는 전통 문법에서 기본 숫자(또는 기본 숫자 단어)는 숫자를 세는 데 사용되는 품사입니다. 영어의 예로는 1, 2, 3이라는 단어와 3백[과] 42, 9백[과] 60이라는 합성어가 있습니다. 기본 숫자는 정수로 분류되며 영어의 1, 2, 3 등과 같은 서수와 관련이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서 '숫자를 뜻하는 영어 개념이 Cardinal numeral인가?' 싶었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듯합니다. 네이버 백과사전 검색 결과에 따르면 두 번째 풀이는 제가 짐작한 것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숫자를 figure로 보면 역사적 의미나 눈에 보이는 모양이 부각되는 듯하고, Number는 양이나 수학적 실체라고 하니 관점이 다른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글이 길어져 나머지 생각은 다음 글에 담기로 합니다. 연재의 방향성을 '수학 지식이 아니라 내 시간과 내 생활이 중심이 되는 공부'로 둔 만큼 연재 이름을 <수학과 가까워지기>로 정합니다.
[1]
1. 수학을 일상으로
3. 함수형 인간 재개
5. 튜플이란 무엇인가?
[2]
[3] 거기에 더하여 <지수 함수 내용을 보다가 다시 점(點)을 만나기>를 쓸 때는 연재를 마음에 두고 썼다는 점이 '수학에 대한 글쓰기 2023'이라는 기록에서 드러나는 데 한편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4] 위키피디아에서 발견한 표인데, 중학교 때 엄청 헷갈려했던 추억이 돋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