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2년 전에 페벗 님의 글이 과거 기억을 떠오르게 해서 썼던 글 <여유를 만들어, 자신에게 여유를 주라>가 있습니다. 20년 전에 있었던 일에서 배운 경험을 '어려움 속에서 반드시 여유를 만들라'라는 말에 담아 기록했던 글이죠.
발표가 끝나자마자 대표님 전화가 왔다. 어땠냐고 물으셨다. 발표 결과를 묻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여유가 어떤 조건에 다다르면 그때야 생기는 것인 줄 알았는데, 노력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고맙다는 말을 했다. 아니, 그렇게 기억하지만, 실제로 뭐라 답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벌써 18년이 지난 일이니까.
그리고, 이와는 다른 별도로 알고 행하던 행동 양식이 있습니다. 최근에도 인용했던 '감사 목록' 쓰기 과정에서 배운 방법인데, 내 마음속에 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리면 잠시 말이나 행동을 삼가는 것입니다. 틱낫한의 <고요히 앉아 있을 수만 있다면>의 다음 다발말을 볼 때, 그런 순간들이나 행동 양식이 떠올랐던 것이죠.
이렇듯 마음챙김이란 언제나 무엇인가에 대한 마음챙김입니다. <중략>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게 하는 힘. 그것이 마음 챙김입니다.
들어본 일은 있지만 명상과 같이 내가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라 여겼던 '마음 챙김'입니다. 그런데 그 행위 중에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내가 익숙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둘, 그러니까 '여유 만들기'와 '화가 날 때 눈치채고 행동을 멈추기'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과거에 들었던 지나영 교수님 영상을 다시 보았는데, '4-2-4 호흡법'이란 것을 재발견했습니다. 재발견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당시 영상을 보면서도 주목을 하지 않았던 탓이죠.
그러던 차에 유튜브 추천으로 본 영상에서도 비슷한 심호흡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제 그 내용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글로 남기려고 했더니 다시 저의 경험들과 합쳐집니다. 자연스럽게 인수분해 하듯이 '마음 챙김'까지 익히지 않더라도 '불편한 감정이 들 때 심호흡을 할 수 있다면~'하는 희망이 생깁니다. 생각해 보니 앞선 영상에서 조벽 교수님이 방법을 말해 주었습니다. 화가 났을 때 하려면 평상시에 습관(연습)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실천하기로 합니다.)
놀랍게도 영상을 본 날 저녁에 야구 기사에서 또 심호흡에 대한 글을 보게 됩니다.
현수형이 알려준 방법이 있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스트라이크 콜이 나왔을 때 그냥 한 발짝 빠져나와서 심호흡을 하고 그냥 방망이를 보면서 집중하면 다른 생각이 없어진다. 그런 방법으로 최대한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에 첫 도입한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따른 볼 판정이 납득이 되지 않을 때 대처법을 다룬 글입니다. 이를 반추하며 글을 쓰니 다시 더해지는 생각이 있습니다.
자주 인용했던 이 그림을 다르게 이름 붙여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를 만든다>고 말이죠. 그 세상은 나의 믿음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지나영 교수님의 모형을 빌려 표현해 볼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생겨난 느낌(FEELING)으로 생각(THOUGHTS) 속에 내가 만든 이미지를 넣게 될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과하지 않도록 생각을 멈추기로 하겠습니다. 요약하면 6초로 하든 4-2-4로 하든 심호흡은 여유를 만드는 일의 가장 작은 단위가 될 듯합니다. 화가 날 때 바로 행동으로 옮겨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일상을 차리는 데에 있어 가장 기초적이고 유용한 '일상의 운영 기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화가 났을 때 자유롭게 하려면 평소에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화가 날 때는 물론 조급함이 생길 때도 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그런 행동을 여유를 만드는 일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인수분해를 해낸 느낌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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