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한 달 넘게 정체 중인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을 재개합니다. 첫 글인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을 상상하다>를 쓴 시점이 3월입니다. 대략 7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떤 것을 찾으려 했고, 찾은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 더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따져 보는 글입니다.
연재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정혜신TV의 다음 장면은 제가 일상(日常)을 그냥 흘려보내던 관성에서 나오는데 분명한 기여를 했습니다. <일상은 단편이 아니라 선물처럼 주어지는 시간의 연속이다>를 펼쳐 글을 다시 보니 글을 쓸 당시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이해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하지만, 7개월의 시간을 보내면서 바로 그 '시간을 운전하는 일'에 대한 경험이 생겨 전보다 감이 좀 나아졌다 하겠습니다.
경험을 돌아보고 가장 중요하게 깨달은 사항을 짚어 보면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관찰하는 일입니다. 이 역시 운전에 비유할 수 있군요. 대표적으로 통제할 수 없던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정적인 생활비
감정과 기분
시장 변화
살면서 좋아하는 것과 희망하는 것을 보느라 보고 싶지 않아도 직시해야 하는 요소들을 피하는 버릇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미리부터 조망하며 준비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실천하는데 상당한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한때는 생산적으로 시간을 쓰자는 생각에 사로잡힌 일이 있었습니다. 루틴에 빠져 소모적으로 쓰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던 탓인 듯합니다. 그래서 한 달 정도 기록을 남겼던 흔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보니 '생선성'이라는 것은 대체로 돈을 근거로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에 갇혀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마침 최근에 읽은 <WHY> 표현을 빌면 '존재적 가치를 무시하고 돈만 따진 잣대'였죠.
돈은 통제 불가능한 고정적 생활비에 대처하기 위해서 중요하긴 합니다만, 전부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생활비가 들어가는 이유 중에 중요한 하나는 가치 있게 시간을 쓰기 위해서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 지난 삶의 결핍을 확인했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것 말고는 '가치 있게 시간을 쓰는 법'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여행도 즐겼던 시절이 있고, 레저 활동도 안 하는 것은 아니고, 가족은 물론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도 즐기고 있기는 합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말하면 가치 있게 시간을 쓰는 법을 모른다기보다는 제가 하는 활동과 가치를 연결 짓는 일에 서툴다고 해야 할 듯합니다.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 두 개의 기둥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하나는 오랫동안 그 위력을 간과하며 살았던 '관계'입니다. 다행히도 중국으로 향하던 2016년 이후부터는 관계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할 수 있던 삶이 펼쳐졌습니다. 이제는 그 행운을 누리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운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가슴 뛰는 삶, 전략적 사고가 필요할까?>를 쓴 후에 보류 중이던 인생 전략에 대해서 제 나름의 방법을 찾아야 할 듯합니다. 다만, 시작에 앞서 그 이름을 전략이라 하기보다는 나의 이야기라 칭하기로 합니다. 어떤 이야기들로 내 삶을 말하고 다른 사람이 기억하게 할 것인지를 구체화하기로 합니다.
(1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3. 본성을 따지는 일에서 최고의 씨앗들에 물을 주는 일로
16. 조심스럽게 관찰하면 서두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17. 시행착오가 보여주는 지도 그리고 추진력을 찾는 질문
18. 내가 가진 능력의 축을 믿고 꾸준히 행하고 인내하자
20. 아침에 활력이 찾아올 때 생각을 떠나 꽃을 보던 여유
21. 아침 루틴을 하나 더 추가하기 그리고 걸음을 즐기기
22. 환각이 만들어 내는 괴로움에서 한발 떨어져 보기
23. 생육이 되어 가는 판단하지 않고 관찰하는 연민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