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
며칠 전에 갑자기 귀찮은 일을 대할 때 머릿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해 치우려' 하는 대신에 귀찮음을 인지하기만 하고 회피하지 않으면
어느새 기분이 바뀌고 거기서 뭔가 배울 수 있다.
먼저 벌어진 사건은 위챗을 업데이트했는데, 어떤 연유인지 갑자기 메뉴가 중문으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Save as...를 찾는데, 뭘 골라야 하지 잠깐 망설이다가 짐작으로 선택해야 했습니다.
약간의 번거로움을 견디고 나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매일 일상에서 쓰는 업무용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도리어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한지를 익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중국에 살던 경험을 떠올려 보면 보기만 하는 대신에 읽기를 하는 편이 기억에 유리했습니다. 그런데 메뉴는 복사가 되지 않았고, 병음으로 추정을 하려고 하다가 실패했습니다. 요즘 일상화가 되어 가는 인공 지능을 활용했습니다. 노트북에 즐겨찾기를 한 제미나이가 제대로 답을 못하자 자연스레 유료로 쓰는 챗GPT와 대결이 진행되었고, 돈 값을 하는 결론이 났습니다.
앞선 경험이 있고 며칠 후에 이번에는 오랜만에 다시 한국말을 못 하는 중국인과 일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살았던 경험으로 이런 상황 대처가 익숙하긴 합니다. 문제는 중국어 구사가 현지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각적으로 위챗의 번역 기능을 썼다가 취소하면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첫 번째는 일상에 반복될 이 자극을 학습 기회로 삼자는 것이었습니다. 작년 3월 고작 4편에 그쳤던 <꾸역꾸역 중국어 학습> 재개의 기회로 삼기로 말이죠. 당시는 위챗에 동료가 쓴 글이 트리거라 빈도가 잦지 않았는데, 아마 이번에는 하루에도 수 차례 혹은 수 십 차례 소통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서 번거로움을 학습으로 전환하면 정신 건강[1]에도 좋을 듯합니다.
그건 그렇고, 첫 사례는 짧은 표현이라 눈팅으로 공부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당연히 매번 그럴 수는 없습니다. 두레이에서 긴 문장을 보자 떠듬떠듬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중국에서 일하던 때처럼 돌아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죠.
그런데 당시에는 없던 제미나이가 있어서 문장을 복사한 후에 파파고에 번역을 요청하는 동시에 제미나이에게는 '평이한 한국말'이란 표현을 넣어서 요청을 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를 주었습니다.
[1] 제가 지식 덕후란 사실을 또 확인합니다.
(11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3. 본성을 따지는 일에서 최고의 씨앗들에 물을 주는 일로
16. 조심스럽게 관찰하면 서두르지 않을 수 있을까요?
17. 시행착오가 보여주는 지도 그리고 추진력을 찾는 질문
18. 내가 가진 능력의 축을 믿고 꾸준히 행하고 인내하자
20. 아침에 활력이 찾아올 때 생각을 떠나 꽃을 보던 여유
21. 아침 루틴을 하나 더 추가하기 그리고 걸음을 즐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