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Sep 05. 2024

흥미로운 문장을 AI로 번역(?)하고 살펴보기

지식 덕후의 탄생

페북에서 본 이순석 님의 글은 생소한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게 공감할 내용인 듯한 충동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그림으로 표현된 부분이 이를 더 자극하는 듯했는데요.


달리를 쓰려고 챗GPT 유료 결제를 한 후부터 일상화가 가속화하는 느낌입니다. 단어 뜻을 하나씩 찾아보는 대신에 먼저 제미나이와 챗GPT에게 함께 물었습니다.[1]


제미나이가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었다

제미나이가 '좀 더 쉽게 설명하면:'으로 풀어 준 내용부터 봅니다.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는 모든 것은 이미 우리 머릿속에 어떤 기본적인 지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이 기본적인 지식은 더욱 근본적인 지식에서 나온 것이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이 가장 근본적인 지식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여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풀어놓으니 훨씬 편안하긴 했습니다. 물론 저자의 뜻을 그대로 이해한 변환인지는 알 수 없죠. 두 개의 포기말(=문장)로 되어 있는데, 하나씩 다시 보겠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는 모든 것은 이미 우리 머릿속에 어떤 기본적인 지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이 기본적인 지식은 더욱 근본적인 지식에서 나온 것이다.

두 가지 경험적 사실에 기초한 영감[2]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최근에 행한 '대칭에 대한 묻따풀' 경험입니다. 지금 경험하는 일 가운데 추출한 뭔가를 'a Posteriori'라고 한다면, 과거 경험 속에 있던 'a Priori'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전제하면 제가 궁금해했던 대칭은 'a Priori'가 대칭점으로 쓰이는 것이거나 'a Priori'를 구성하는 내용 중에서 대칭점이 있는데 그것을 뭔지 몰라 궁금증이 발동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해석입니다. 다른 사람의 문장을 제 행동에 투여한 해석인데, 마치 제가 그리스 철학자나 현대의 과학자처럼 만드는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해설한 듯해 묘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추론 혹은 배경 논리는 최봉영 선생님이 강조하는 '정신 차리는 일'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표현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학적 태도와 그 응용에 대한 지식 업데이트

다음 포기말로 나아가죠.

과학자들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이 가장 근본적인 지식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여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 있던 시절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따라 과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스스로 왜 하는 것인지 따져 물어본 일이 있습니다.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진짜 이유

첫 글은 2022년 쓴 것이고, 두 번째는 작년이니 버전 1과 버전 2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훑어보니 '과학자'도 아니고 '과학 지식'을 업무에서 그대로 쓰지도 않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태도 변화에서 효용성을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오랜 삶의 습관이 관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태도가 단시간에 바뀌지 않으니 지속해서 과학을 공부하는 그러한 태도를 매 순간 시도하는 방법은 말이 된다 생각합니다.


과거 제 글을 인용해서 과학 공부의 목표를 둘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반직관을 수용하고 현실을 그대로 보기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이 특별한 이유다


아무튼 효과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건이 바로 <서툴게라도 감정 과학자로 입문하기>입니다. 그 외에도 다음 글을 보면 과학 학습을 통해 태도를 바꾼 사례들의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대화를 할 때 다투지 않는 뇌과학적 방법

공부의 90% 손으로 하는 겁니다

현상적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구분하기


지식의 인수분해와 끊임없는 재구성

여기까지의 경험과 지식에 다음 내용을 반영하고 싶습니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이 가장 근본적인 지식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여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제가 이해하는 수준은 과학자들의 행위를 지식의 인수분해로 비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직관을 극복하여 현실을 밝히는 일에 더하여 더 근본적인 지식으로 인수분해 할 수 있다면, 지식을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제가 대칭점에 끌린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을 듯합니다. 또한, 지식의 재구성은 생각과 정신을 차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상적 세계를 재구성하는 일이라고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제미나이의 번역(?)을 계속 봅니다.

반대로, 여러 가지 사례를 보고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은 논리적인 추론과는 반대되는 방식이고, 다른 사람의 논리를 이해하는 것은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자신과 비슷한 점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놀랍게도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자신과 비슷한 점을 찾는 것'이라는 매듭말을 볼 때 또다시 대칭을 묻따풀하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사회적 마찰을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의 대칭으로'라는 이름으로 글을 써 설명하고, 아래 그림을 인용하던 때의 제 깨달음을 거울에 비춘 듯합니다. :)

귀추(歸趨) 혹은 Abduction

여기에서 궁금증은 모두 해소되었지만 생소한 낱말인 '귀추'에 대한 챗GPT의 답변을 살펴보는 것으로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귀추 (Abduction)
 • 뜻: 귀추는 어떤 현상에 대해 가장 그럴듯한 설명을 추론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엄밀한 논리보다는 가설을 세우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 기원: 철학자 찰스 샌더스 퍼스(Charles Sanders Peirce)에 의해 체계화된 개념으로, 기존의 귀납과 연역과는 다른 추론 방식으로 제안되었습니다. 귀추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그럴듯한 가설을 제시하는 과정입니다.

단어는 생소하지만 평소 머리 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행동인 듯합니다. 사전도 찾아봅니다.

그리고 <수학의 역사> 148쪽의 다발말(=단락)은 마치 귀추를 설명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수학과 과학의 모든 위대한 발전은 항상 수백 년간 많은 사람의 업적이 조금씩 쌓여서 이루어졌다. 어떤 한 사람이 가장 높게 마지막으로 한 발자국을 내디뎌야 한다면, 그 사람은 혼란스러운 추측과 설명 가운데 여러 선구자의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조심스럽게 골라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는 이 아이디어 조각들을 조합할 수 있을 만큼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고 또 대담하게 하나의 위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미적분학에서 이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이 바로 아이작 뉴턴이다.


주석

[1] 사용한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용] 을 읽고 평이한 한국말로 풀어 주세요. 더불어 'Posteriori', 'Priori' 그리고 '귀추'란 말의 뜻과 기원을 각각 별도로 설명해 주세요.

[인용] 모든 a Posteriori는 a Priori가 전제되고, 모든 a Priori는 a apriori가 전제되고, 모든 a apriori는 the apriori가 전제된다.  위대한 발견은 모두 the apriori를 찾는 것에서 시작한 연역의 결과물이다. 귀납은 연역의 반 방향성이고, 귀추는 타자의 연역에 대한 관계 동형이다.

[2]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을 실천하기 위해 영감의 풀이를 찾아봅니다.


지난 지식 덕후의 탄생 연재

1. 2024년에는 지식 덕후로 변신하는 중

2. 교류로 갔다가 상호작용으로 돌아오기

3. 오늘의 1달러가 내일의 1달러보다 크다

4. 종심타격(縱深打擊)을 작게 잘라서 응용하기

5. 쓰고 있는 연재를 돌아보고 지도를 만들기

6. 이 사건이 창작자들과 자본가들의 갈등이었을까?

7. 시간과 시장이 알려 준 거래와 일상의 의미

8. 늘어나는 AI 고용주(?)와 생각의 자동화라는 부작용

9.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일 때, 옵션(선택권)을 인식하다

10. 이러다가 곧 구글 검색을 안 할 듯합니다

11. Value Object 이전에 Object란 사실

12.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다

13. <AI 미래>로 배운 집필, 소통의 이면, 작명 모순

14. 생명의 위대함에 대하여...

15.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똑같은 가치를 지닌 존재다

16. 대칭으로 인식한 다양한 현상을 돌아보다

17. 대칭으로 깊어 갔더니 발견한 객체의 대칭 그룹

작가의 이전글 글 내용에서 내 경험과 공통점을 찾는 일은 대칭적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