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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04. 2024

대칭으로 깊어 갔더니 발견한 객체의 대칭 그룹

지식 덕후의 탄생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똑같은 가치를 지닌 존재다>부터 <대칭으로 인식한 다양한 현상을 돌아보다>까지 대칭(對稱)으로 인식한 현상을 쫓아 기억을 떠올리고 분석적인 글을 썼더니 그 여파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한 활동을 글로 적어 봅니다.


며칠 전 지인의 좋아요 알림을 보고 '왜 그랬을까?' 궁금해져서 해당 글을 클릭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내용 중에 대칭(對稱)부터 눈에 띈 것이죠.


가치와 믿음 그리고 가치 정렬 프로세스

<가치와 믿음 그리고 가치 정렬 프로세스>라는 글에는 대칭화를 알기 일 년 전에 쓴 글인지라 '대칭'이란 표현은 없습니다만 지금 보니 다양한 대칭이 눈에 띕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내용은 역시 그림으로 표현한 대칭입니다.

함수 형식으로도 표현했는데, 대칭과 함수는 혼용 가능한 개념일까요? 함수는 대칭보다는 대응(對應)이 떠오릅니다. 표준국어대사전 풀이에는 중학교 수학 시간에 배웠을 법한 그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칭(對稱)과 대응(對應)의 차이

일단 좀 쉽게 시작하려고 제미나이에게 물었습니다.[1] 제미나이의 답에 의지하여 쓰임새에 결정적 차이를 만드는 요인을 찾아보면, 대응은 집합의 요소의 짝짓기이고 대칭은 점/선/축으로 뒤집거나 회전한다는 점입니다.

제미나이 답변 중에서 대칭은 '기하적 성질'을 나타내는 데에 주로 쓰인다는 말도 눈에 띄었습니다.


수학의 대칭과는 다른 광의의 Symmetry

하지만, 대칭(對稱)이 아니라 Symmetry라면 쓰임이 좀 다른 듯합니다. 제미나이가 인식한 대칭은 위키피디아 기준으로 대응시키면 Symmetry in mathematics에 해당하는데, 위키피디아를 기준으로 하면 광의로(the broad concept)는 Symmetry는 별도로 다뤄집니다. 방대한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한글로 번역한 후에 눈에 띄는 부분만 추려 봅니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영한 병기)은 정의 부분입니다.

Symmetry (from Ancient Greek συμμετρία (summetría) 'agreement in dimensions, due proportion, arrangement') in everyday life refers to a sense of harmonious and beautiful proportion and balance.
대칭 ( 고대 그리스어 συμμετρία ( summetría )  '크기의 일치, 적절한 비례, 배열'에서 유래)는 일상생활에서 조화롭고 아름다운 비례와 균형 감각을 의미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니 그보다 제 느낌과 그대로 일치하는 매듭말이 있어 반갑습니다. 그 녀석은 바로 'in everyday life refers to a sense of harmonious and beautiful proportion and balance'입니다. 제가 느낀 대칭(對稱)은 이론으로 먼저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일종의 감각(a sense of ...)에 따른 늦알이니까요.


작동하는 지식과 기억 용량을 주여주는 대칭화

그다음 주목한 부분은 바로 심리학과 신경과학 관련(In psychology and neuroscience) 내용입니다.

Early studies within the Gestalt tradition suggested that bilateral symmetry was one of the key factors in perceptual grouping. This is known as the Law of Symmetry. The role of symmetry in grouping and figure/ground organization has been confirmed in many studies. For instance, detection of reflectional symmetry is faster when this is a property of a single object. Studies of human perception and psychophysics have shown that detection of symmetry is fast, efficient and robust to perturbations
게슈탈트 전통 내의 초기 연구는 양측 대칭이 지각적 그룹화의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대칭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룹화 및 도형/배경 구성에서 대칭의 역할은 많은 연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반사 대칭의 감지는 이것이 단일 객체의 속성일 때 더 빠릅니다. 인간의 지각과 심리물리학에 대한 연구는 대칭 감지가 빠르고 효율적이며 섭동에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역시 늦알이로 <작동하는 지식과 기억 용량을 주여주는 대칭화>의 출발이 된 박문호 박사님의 '대칭화' 설명이 위 내용을 이미 포용한 해설인 듯합니다.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의 대칭(In social interactions)

그리고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똑같은 가치를 지닌 존재다>에서 인용한 내용 중에서 <당신이 옳다>에서 등장한 인간관계의 대칭은 저자가 고안한 비유는 아니었습니다.

그가 나를 의식할 수 있도록 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중략> 그것이 유일하고 근원적인 방법이다.  <중략> 그가 나를 의식해야 그의 일방성이 주춤하기 시작한다. 비대칭적이고 일방적인 관계가 대칭적이고 상호적으로 서서히 변한다. <중략>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끊어야 한다. 먹고사는 힘은 자기를 지켜내는 힘에서 만들어진다.

위키피디아에서도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의 대칭(In social interactions)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People observe the symmetrical nature, often including asymmetrical balance, of social interactions in a variety of contexts. These include assessments of reciprocity, empathy, sympathy, apology, dialogue, respect, justice, and revenge. Reflective equilibrium is the balance that may be attained through deliberative mutual adjustment among general principles and specific judgments. Symmetrical interactions send the moral message "we are all the same" while asymmetrical interactions may send the message "I am special; better than you." Peer relationships, such as can be governed by the Golden Rule, are based on symmetry, whereas power relationships are based on asymmetry. Symmetrical relationships can to some degree be maintained by simple (game theory) strategies seen in symmetric games such as tit for tat.
사람들은 다양한 맥락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의 대칭적 특성, 종종 비대칭적 균형을 관찰합니다. 여기에는 호혜성, 공감, 동정, 사과, 대화, 존중, 정의, 복수에 대한 평가가 포함됩니다. 반성적 균형 일반 원칙과 특정 판단 간의 신중한 상호 조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균형입니다. 대칭적 상호작용은 "우리는 모두 같다"는 도덕적 메시지를 보내는 반면 비대칭적 상호작용은 "나는 특별하다. 너보다 낫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황금률에 의해 지배될 수 있는 동료 관계는 대칭에 기반을 두는 반면 권력관계는 비대칭에 기반을 둡니다. 대칭적 관계는 어느 정도 대칭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게임 이론 ) 전략 (예: 잇대기)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한편,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의 대칭(In social interactions) 내용을 읽으면서 육아 경험에 비춰서 아이들이 선험적으로 이러한 대칭 감각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을 몰랐던 객체의 대칭 그룹을 찾는 습관

마지막으로 눈에 띈 내용은 자기 동형성(Automorphism) 개념이었습니다. 다음은 위키피디아의 자기 동형성 정의입니다.

In mathematics, an automorphism is an isomorphism from a mathematical object to itself. It is, in some sense, a symmetry of the object, and a way of mapping the object to itself while preserving all of its structure. The set of all automorphisms of an object forms a group, called the automorphism group. It is, loosely speaking, the symmetry group of the object.
수학에서 자기 동형은 수학적 객체에서 자기 자신으로의 동형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객체의 대칭이며, 모든 구조를 보존하면서 객체를 자기 자신으로 매핑하는 방법입니다. 객체의 모든 자기 동형 집합은 자기 동형 그룹이라고 하는 그룹을 형성합니다. 느슨하게 말해서 그것은 객체의 대칭 그룹입니다.

'객체의 대칭 그룹'이라는 말은 처음 듣지만 마치 제가 찾고 있었던 듯한 느낌을 받는 반가운 말입니다. 이제야 제가 거의 매일 같이 두뇌 활동으로 하던 습관 중에 하나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된 듯합니다. 바로 몇 시간 전에 한 행동을 다음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는데요.

따끈따끈한 이 그림에 이제 이름을 붙여 줄 수 있습니다. 바로 '품질'이라는 말과 대칭을 이루는 '객체의 대칭 그룹'이라고요.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위 그림은 '객체의 대칭 그룹'을 둘러싼 일이나 행위를 시간 순서로 엮은 것이니까요. 대칭 그룹 자체는 아니고, 대칭 그룹이 성장 혹은 변화하는 이력을 나타낸 것에 가깝겠네요.


일상의 현상과 자극을 대칭적 인식으로 응축하는 행위

위에 그린 그림은 페벗 이순석 님이 쓰신 "Store Transformation = Commerce Platform化 !!"에서 받은 다양한 자극 가운데서 하나의 자극을 시각화한 것입니다. 플랫폼의 품질 관리라고 풀어내신 부분이 매력적이었는데, '품질 관리'라는 말 때문에 다른 지인과의 맥락이 다른 대화를 소환했습니다.

도식은 "Store Transformation = Commerce Platform化 !!"에 대한 묘사가 아니고 말하자면 별개의 사건에 대해 연상이 만들어진 장면의 줄거리를 구체화하는 시도입니다.


이제 슬슬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마무리는 지어야겠죠. <가치와 믿음 그리고 가치 정렬 프로세스>에서 대칭과 관련해 앞서 기술하지 않은 다른 종류의 대칭 관련 지식이 보이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제가 <성공적 대화를 돕는 그림>라고 부르는 그림인데요.


사회적 마찰을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의 대칭으로

대칭에 대해 배운 늦알이를 대입해서 보니 다른 것이 보입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읽고 얻은 개념인 '협상론적 세계관'의 실천이 버겁게 느껴졌는데, 대안이 떠올랐거든요.

협상 주체나 뜻이 안 맞는 사람과 갈등 관계를 포착해서 <성공적 대화를 돕는 그림>을 그려 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교집합을 하나의 점이나 선으로 만들고, 나머지를 각 객체의 주관적 관심사로 공통화시키면 이질적인 것들 사이에서 일종의 대칭점이 만들어집니다. 앞서 공부한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의 대칭(In social interactions)의 실전적 응용으로 <성공적 대화를 돕는 그림>을 통해 사회적 마찰을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의 대칭(In social interactions)으로 풀어 보는 일이 가능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금언에서 발견한 일종의 점 대칭

끝으로 오늘 페북에서 발견한 일종의 금언도 일종의 점 대칭으로 보였습니다.


주석

[1] 사용한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응과 대칭의 관계를 요약하여 설명한 후에 [공통점]과 [차이점]을 각각 구분해서 다시 요약해 주세요.


지난 지식 덕후의 탄생 연재

1. 2024년에는 지식 덕후로 변신하는 중

2. 교류로 갔다가 상호작용으로 돌아오기

3. 오늘의 1달러가 내일의 1달러보다 크다

4. 종심타격(縱深打擊)을 작게 잘라서 응용하기

5. 쓰고 있는 연재를 돌아보고 지도를 만들기

6. 이 사건이 창작자들과 자본가들의 갈등이었을까?

7. 시간과 시장이 알려 준 거래와 일상의 의미

8. 늘어나는 AI 고용주(?)와 생각의 자동화라는 부작용

9.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일 때, 옵션(선택권)을 인식하다

10. 이러다가 곧 구글 검색을 안 할 듯합니다

11. Value Object 이전에 Object란 사실

12. 생성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리다

13. <AI 미래>로 배운 집필, 소통의 이면, 작명 모순

14. 생명의 위대함에 대하여...

15.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똑같은 가치를 지닌 존재다

16. 대칭으로 인식한 다양한 현상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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