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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Feb 29. 2024

오늘의 1달러가 내일의 1달러보다 크다

지식 덕후의 탄생

지난 글에 이어 또 한국어판 <Tidy First> 25장에 나오는 내용 포기말[1]이 말을 걸어서 멈추고, 풀기도 하고 곱씹기도 합니다.[2]

제가 여러분에게 오늘 1달러를 주면 원하는 곳에 쓰거나 나중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투자할 수 있습니다.

바로 손때[3]를 묻혀 봅니다.


시간도 돈처럼 관리하라

그림을 그리고 나자 어디선가 본 듯한 의사 결정 트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인구 님의 책인 <돈의 흐름>에서 비슷한 내용을 보았고, 그러고 나서 쓴 <돈의 흐름을 읽고 배운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시간도 돈처럼 관리하라'라는 다발말[4]로 쓴 내용에 관련이 깊었습니다. 포기말 하나를 재인용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추가 소득입니다.

돈 대신에 시간을 넣어 의사 결정 트리를 바꿔 보겠습니다. 아니, 병행하는 두 개의 의사 결정 트리를 만들면, 조금 더 현실 상황과 비슷해지겠네요.


시간을 소비할 것인가? 투자할 것인가?

만일, 돈을 투자해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가정하면, 자기의 시간에 대해 경제적 부담을 줄어듭니다. 상대적 개념으로 경제적 자유도가 높아집니다. 그 시간을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노동을 할 수도 있고, 향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식 덕후 활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충분한 소득이 확보되면 말 그대로 돈과 무관한 만족감을 얻기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행복을 얻는 데에 시간을 쓰는 것이죠. 문자 그대로의 경제적 자유 개념에 가까운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MVP와 기술 부채 탄생의 원리

두 번째로 관심을 끈 다발말을 인용합니다.

이 책의 범위에서 돈의 시간 가치는 코드 정리를 먼저하기보다는 나중에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지금 당장 돈을 벌고 나중에 코드를 정리하는 행동 변화를 실천할 수 있다면 점차 더 빨리 돈을 벌고 나중에 돈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즉각적으로 MVP가 떠올랐습니다. 과거에 쓴 관련 글을 찾아보니 '버리는 것이 그리 중요한가?'라는 멋진 매듭말[5]도 있습니다. ROI라는 개념을 분자가 수익이나 효과에 분모를 투자 비용에 대응시켜 보면 간단히 이해가 갑니다. MVP는 특정 시점에 가장 작은 투자로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구현 방식입니다.


스타트업에서는 BEP 달성을 못하더라도 성장성을 증명하며 투자를 유치합니다. 그래서, 흔히 시리즈라고 부르는 투자 단계를 넘어갈 때, MVP 혹은 MVP를 만들던 생산 조직(잡스는 팀을 자신의 최고의 제품이라고 했죠, P는 Product 즉 제품입니다.)을 교체하거나 상당한 투자를 합니다.

그래서 투자를 먼저 받고 실체를 채워가는 전략을 구가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해석할 때, 투자금이 기술 부채를 갚는 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를 받았는 데에도 그게 어려워지면 곤란에 처합니다. 기술 부채 관리를 잘못한 것이죠.



경고: 이하는 지식 덕후의 자기 만족 쓰기 활동의 결과로 제목과는 무관한 내용입니다. 


지식은 사람이 경계를 짓는다

마지막, 세 번째로 영감을 준 다발말을 다루고 글을 마칩니다.

우리가 말하는 몇 분에서 몇 시간 정도의 규모에서는 현금흐름을 할인한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작아도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번역하며 읽었기 때문에 'economic'을 '경제적으로'라고 할지 아니면 '금전적으로'라고 할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생각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금전과 경제가 다른 것인가?


물론, 둘은 당연히 다른 말인데, '~적'이라고 부를 때 마치 둘은 같은 현상을 크기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말인 듯도 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그런 느낌의 근거를 확인해 봅니다.

표준국어대사전 풀이에 따르면 금전은 화폐와 같은 말입니다.

「2」 『경제』 상품 교환 가치의 척도가 되며 그것의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화된 수단. 주화, 지폐, 은행권 따위가 있다. =화폐.

물론, 금으로 된 돈에서 출발했다는 기원은 다르지만, 지금에 와서는 화폐와 의미 차이가 유명무실한 경쟁(?) 관계의 말이 된 듯합니다.

경제(經濟)는 세 갈래의 풀이가 있는데, 하나는 사회적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학문 분야, 나머지는 금전과 비교했던 개념에 해당합니다.

「1」 『경제』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ㆍ분배ㆍ소비하는 모든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
「3」 돈이나 시간, 노력을 적게 들임.

금전을 합리적을 활용하는 특성 자체를 말하네요. 앞서 돈의 주요 본성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과 거의 일치합니다.

경제성(經濟性)이라고 한정하는 편이 더 나은 듯하다 여겼는데, 사전 풀이에도 그렇게 나타납니다.

재물, 자원, 노력, 시간 따위가 적게 들면서도 이득이 되는 성질.


장사와 사업을 비교하기

약간 빗나간 듯합니다. 러시아 인형 같은 그런 관계가 아니네요. 대신 비슷한 비교 대상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장사와 사업입니다.

장사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사전은 처음 찾는 듯합니다. 한자어가 아니어서 의외라고 여겼거든요.

「1」 이익을 얻으려고 물건을 사서 팖. 또는 그런 일.

사업(事業)은 '일 사'와 '업 업'이라는 한자어의 조합으로 일 자체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입니다.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지속적으로 경영함. 또는 그 일. ≒비즈니스.

이익이란 단어 대신 목적과 계획이 있네요. 손때를 묻히면서 암묵적으로 결정한 내용을 그대로 비교해 봅니다. 구성 요소가 모두 다르네요.

이번 글이야 말로, 독자님들을 위해 메시지를 분명하게 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자 그대로 지식 덕후질을 그대로 기록한 글이 되었습니다.


주석

[1]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먼저 떠오른 생각은 쉼표 위치를 고민하다가 말차림법 공부를 같이 하는 동료 황호성 님이 '~말이지'에 얽힌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는데, 이는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연재에서 다루겠습니다.

[3] <학습법과 창의성 모두 기억이 핵심이다>에서 인용한 박문호 박사님의 말, '내 감정의 손때를 묻히라는 겁니다'에서 유래합니다.

[4]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5]  왜 매듭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말이 말을 걸어 글로 쓰는 이야기 연재

1. 2024년에는 지식 덕후로 변신하는 중

2. 교류로 갔다가 상호작용으로 돌아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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