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덕질에서 배우기
김진짜에서 요즘 뜸했던 축덕 글을 쓰게 만드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경영을 하고 있는 저에게는 남다른 흥미를 끄는 영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김진짜의 영상 제작 능력도 더해졌죠. 다만, 리더십을 다룬 주제는 김진짜 팬인 어린 두 아이들이 실망할 내용입니다.
잡스의 전기를 쓴 전기 작가가 당신이 만든 최고의 제품을 물었을 때,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합니다.
참, 멋진 답변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본보기로 삼기에 잡스보다는 김진짜가 전하는 클롭이 더 마음에 듭니다.
김진짜는 잡스처럼 최고의 팀을 갖추게 된 클롭의 비결로 '이름값이 아닌 실력을 보는 것'을 가장 먼저 꼽습니다. 수도 없이 들어 본 말이지만, 실제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를 때, 어떻게 이를 실천할 수 있느냐는 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클롭이 스로인 전문 코치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보편성이 떨어지는 결정을 할 때, 주변의 반응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꼭 필요한 역량을 모아 한 팀을 이루는 일은 쉽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또 다른 비결로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권한 위임을 듭니다. 저도 실천하고 있는데요. 이때는 어느 선까지 위임하느냐 기준이 필요합니다.
위임을 받은 이가 도전을 느끼거나 즐기는 영역이면 괜찮지만, 부담만 느끼고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그런 부분은 직접 수행하는 편이 나은 듯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잘라서 위임할지는 사전에 구상을 해야 하겠지만, 동시에 사후에 관찰하면서 조정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비결 중에 '의리'가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 자신의 팀을 떠나 네덜란드 팀으로 가려는 코칭 스테프를 보내 주었다가 실패하고 돌아오고 싶어 하니 받아 준 일화를 말합니다. 저는 '의리'라는 표현 대신 제 취향에 더 맡는 '상호 이익'으로 바꿔서 수용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인간적인 면모로는 '의리'로 비치겠지만, 구단과 구성원인 사람 모두가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이라면 도적적인 문제라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 탓입니다.
유럽의 축구 문화는 우리가 느끼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별도 글로 다루겠습니다. 다음 장면은 클롭이 홈경기에서 팬들의 응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했다는 말입니다.
멋집니다. 경영 입장에서는 마케팅 기술이라고 해야 할까요?
기업 경영뿐 아니라 언어까지 인간의 산물들은 유기체스럽습니다. 그러한 소중한 사실을 깨닫게 된 일은 저에게 불과 10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팀을 해치는 인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당위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유기체는 환경이나 관계된 개체와 떨어져서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 처방이나 한 번의 놀라운 퍼포먼스는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뚱딴지같은 기억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벼락치기로 성적을 내던 학창 시절 습관도 어리석은 행동으로 보이네요.
가장 사무친 내용으로 언젠가 기회가 오면 꼭 따라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일화가 있습니다. 팀 회식에서 관계자 모두를 부른 후에 선수들 앞에서 이들의 이름을 모두 외워서 호명한 일입니다.
조금 과장하면 화면을 보고 듣고만 있어도 감동스러운 장면입니다.
클롭이 자기 고집을 꺾고 스카우트 디렉터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리버풀의 살라가 레전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얼마 전에 읽은 페친 님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나를 모든 사람에게 맞출 수는 없지만,
품을 수는 있는 역량이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겠는데~~
시시각각 울타리를 허물고 새로 짓고 ㅎㅎ
울타리를 없앨 수는 없는 게 현상계이므로.
무한할 수 없음을 직시하고 키우는 수밖에?
당시 '울타리'라는 단어가 'boundary' 혹은 '한계'와 동의어라고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나의 한계를 알기 위해 남의 말을 들어야 하고, 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영과 같은 일들을 해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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