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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23. 2023

축구에서 말하는 근본 혹은 본질

축덕질과 문화의 변화

아내가 산 바실리 칸딘스키의 책 <점, 선, 면>을 읽고 놀란 일이 있습니다. 미술 책인 줄 알았더니 점에 대한 생각만으로 상당한 지면을 할당하고 있었고 흡사 철학책을 읽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런 글을 읽은 후에는 '시점', '지점'처럼 평소 흔하게 써 오던 말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축구 콘텐츠에서 프리미어 리그(이하 PL)에 대해 말하면 '돈'을 본질로 언급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프리미어 리그가 압도적인 리그가 되는 이유

축구에 돈이 몰리면서 산업 지형이 바뀌는 모습을 이미 <메시가 MLS에 가는데 애플이 영향을 미쳤다?>에서 다룬 일이 있습니다. 제가 유럽 축구를 보기 시작했던 2000년 경에는 세계 3대 리그가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잉글랜드의 PL이 압도적인 자본력으로 최고의 감독과 선수의 집합소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출처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이제 막 끝난 시즌에 엄청난 활약을 벌인 김민재와 이강인은 높은 이적료를 받고 리그를 옮겨 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김민재가 속한 세리아(이탈리아 리그)에서는 그의 이적료를 감당할 팀이 없는 반면 PL의 상위권 팀에서는 바이아웃(계약할 때 고정액으로 정한 하한선) 덕분에 저렴하게 영입할 기회라는 평가가 따라붙습니다. 이강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리그(스페이 라리가)의 강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그를 영입하고 싶으나 셀러리캡(연봉 총액에 대한 상한선) 문제로 영입을 하지 못한다는 기사가 있으니까요.


디테일을 떠나 PL이 세계 최고의 리그가 되는 이유는 상업적 성공 즉 '돈' 때문입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제1 변수를 무엇을 꼽을 것이냐는 결정을 해야 할 사항입니다. 이런 판단에 대한 생각이 <지수 함수 내용을 보다가 다시 점(點)을 만나기>에서 다룬 '점과 변수'의 연결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1차 함수를 만드는 일과 비슷하게 사안을 다루면 결국 하나의 점에 해당하는 값을 선택하는 일로 보였습니다.


다른 놀이가 없던 시절 영국인의 유일한 취미

축구의 본질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루턴타운의 프리미어 리그 승격으로 상업적으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팀이 PL에 올라오며 다음 시즌에 벌어질 흥미로운 볼거리에 대한 축구 콘텐츠를 보며 알게 된 내용입니다.

가정집 골목을 지나가야 하는 루턴타운 경기장의 원정 팀 출입구

영국의 축구팬들은 도리어 상업적으로 바뀌어 간 PL을 '과하게 소독한' 느낌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상품화 안 된 축구'를 진정한 영국 축구라고 부릅니다. 축구가 파는 물건처럼 된 현실이 아쉬워서 FA컵을 보며 PL의 높은 연봉의 선수들이 하부 리그의 허접한 경기장에서 뛸 때 향수를 만끽하기도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들에게 축구의 본질은 돈은 아니고, '순수한 승부'일 수 있을 듯합니다.


지난 축덕질과 야덕질

1. 훌륭한 스토리텔러를 모델로 삼기

2. 스토브리그에서 배우는 동시대의 지혜

3. 물경력을 걸러낼 수 있는 안목을 기르자

4. 메시가 MLS에 가는데 애플이 영향을 미쳤다?

5. 축구 콘텐츠를 보다가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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