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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l 01. 2023

전형을 넘어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축덕질에서 배우기

자주 보는 <새벽의 축구 전문가> 채널을 보다가 축구를 넘어서 조직 운영에 영감을 주는 장면이 있어 글을 씁니다.


실패한 선수를 왜 비싼 값을 주고 데려갈까?

프로축구 특히 PL은 굉장히 상업적이라 선수 실력을 돈으로 평가합니다. 트랜스퍼마크트라는 곳은 마치 주식시장처럼 선수의 적정 가격을 공표하는 곳으로 공신력까지 인정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축구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사업으로 만들어 낸 사례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영감의 소재가 된 사건은 첼시 소속의 카이 하베르츠란 선수가 높은 몸값으로 경쟁 팀인 아스널로 이적한다는 뉴스입니다. 새벽의 축구 전문가를 운영하는 페노는 '실패한 선수를 왜 비싼 값에 데려 가나?' 하는 의구심 어린 견해를 두고 전술판을 펼치며 아스날은 그를 다르게 써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첼시에서 그가 실패한 역할(포지션)은 가장 위쪽에 서는 소위 '9번 공격수'라고 부르는 위치인데 반해, 페노가 예측하는 하베르츠의 아스날에서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입니다. 근거가 있는 추측인데요. 먼저 해당 포지션은 주전 선수가 빠져나갈 예정이고, 올해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는 맨시티의 축구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아스날의 감독 아르테타도 맨시티에서 코치 수업을 해서 이미 비슷한 축구를 구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 작전판에서 11번으로 표기한 하베르츠가 선 위치에서 앞으로 뛰어 들어가 공격을 하는 흐름이 맨시티의 주요 공격 루트로 올해 꽤나 성공을 했는데, 아스날도 하베르츠가 가면 이런 전술을 채택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전형을 넘어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나아가 페노는 공격수 네 명이 무한 스위칭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빠르고 볼을 잘 차는 네 명의 선수 구성이 있기에 가능한 예측입니다. 보통 축구에서는 4-3-3, 4-4-2 같은 포메이션 전형과 9번 공격수 10번 플레이메이커 등의 개인 역할에 대한 전형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기업들이 '모범 사례(Best Practices)'를 따르는 일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이를 넘어서서 선수들에게 딱 맞는 움직임을 창출하려면 전형을 벗어나야 합니다. 이는 당연하게도 수많은 연습 과정에서 이루어지겠지만, 그전에 감독이 선수의 성향을 파악하고 팀으로 움직이도록 계획하고 조율하는 일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최근 <프로덕트는 팀 스포츠다>편을 쓴 탓에 '자율적인 로드맵과 유기적인 정렬'이라는 인식이 오버랩되었습니다. 더불어 축구에서 선수의 성향을 파악하는 일과 프로덕트 관리에서 '다양성, 교차 기능 그리고 낙천주의'라는 제목으로 다룬 내용이 연결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로덕트는 팀 스포츠다>편을 다시 훑어보는데 존 마에다의 문장이 다시 한번 울림을 주었습니다.

디자인 전문가 존 마에다John Maeda는 말한다. "관계가 더 큰 것을 만든다. 먼저 사람과 관계를 얻으면 나머지는 뒤따라온다."

그리고, 연이어 축구를 좋아하는 어린 아들이 종종 말하는 어구가 떠올랐습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도 없지만, 팀보다 위대한 전형(모범 사례)도 없고, 팀보다 위대한 아이디어나 아이템도 없습니다.


지난 축덕질과 야덕질

1. 훌륭한 스토리텔러를 모델로 삼기

2. 스토브리그에서 배우는 동시대의 지혜

3. 물경력을 걸러낼 수 있는 안목을 기르자

4. 메시가 MLS에 가는데 애플이 영향을 미쳤다?

5. 축구 콘텐츠를 보다가 든 생각

6. 축구에서 말하는 근본 혹은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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