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리더십>을 읽고 생각 정리하기
이 글은 지난 글에 이어 <프로덕트 리더십>의 3장 '훌륭한 프로덕트 리더' 중에서 97~117쪽에 등장하는 '전략에서 로드맵으로 전환'을 소화하며 느낀 내용을 씁니다.
절 제목을 보자마자 읽고 생각하고 썼던 경험 덕분에 HBR 기사 <포뮬러원 감독에게 배우는 5가지 리더십 교훈>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디테일은 비교 불가하죠.
아래 문장을 읽을 때는 전에 읽었던 <프로덕트 오너>와 내용이 배치되는 듯했습니다.
프로덕트 리더를 프로덕트CEO로 정의하지만, 이는 근본적으로는 역할을 잘못 이해한 것이며 <중략> 소프츠 팀 감독, 오케스트라 지휘자 ... 에 비유하는 것이 더 낫다. <중략> 팀 전체의 공통 목표를 달성해 성공으로 이끌어 내는 개인이다.
찾아보니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두 저자의 견해는 매우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권한이 없다'는 점은 스포츠 팀 감독이 처한 환경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직접적인 권한이 없기 때문에 프로덕트 리더는 권위와 지시를 통하지 않고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프로덕트 리더의 임무는 끊임없이 관리하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 목표를 명료하게 명시해 팀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회사의 경쟁 환경, 고객이 갖고 있는 문제와 좌절 등 팀이 작업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해야 한다. 진정한 리더십은 팀 전체가 각 파트의 합보다 더 큰 것을 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경기에 누가 나서야 하는지 결정할 권한은 있지만, 본인의 인사권은 구단의 또 다른 사람이 결정합니다. 또한, 경기 자체는 선수들이 뛴다는 점에서 제한된 영향력도 굉장히 유사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비유입니다.
프로덕트 팀 구성원과 고객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듯한 문구입니다.
프로덕트는 사람이다. 조직의 모든 사람이 고객 경험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므로, 고객이 가진 경험은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내리는 의사 결정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협업에서 굉장히 다루기 어려운 요소가 바로 비전에 합의한 이들을 만드는 점이란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구절입니다.
기업 세계에는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에 협업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안전한 공간 즉,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과 없는 솔로 플레이를 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는 탓입니다.
한편 구조적 문제를 언급한 다음 내용을 보면, <진격을 위한 비허가형 기업>이 연상됩니다.
책임과 의사 결정이 조직도의 최상위 계층에 있기 때문에 실제 고객에 대한 피드백 루프가 너무 길어진다. <중략>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불만족이 발생한다.
애자일에 익숙한 저에게는 답답하지 않은(?) 매력적인 업무 방식에 대한 기술입니다.
마케팅 팀은 필요한 것을 만들 때까지 프로덕트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마케팅 팀은 페이지를 작성하고 사용자 흐름을 변경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병렬작업 혹은 자율성을 띄는 작업이 효과를 내려면 비전에 대한 인식과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저자의 조언은 다음 문장에 드러납니다.
명확한 KPI를 가진 자율적인 프로덕트 팀을 구축해서 그 팀에 로드맵을 수립하는 완전한 자율을 부여하고...
그리고, 상충 관계를 인식하고 적절하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훌륭한 프로덕트 리더십에서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고 자율적인 교차 기능 팀에 대한 아이디어는 갈수록 중요해지는 요소다. <중략> 너무 많은 자율성은 규모의 경제 손실 위험과 팀 간 종속성과 연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래 문장은 당연한 듯하지만, 읽을수록 매력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엄격한 조직 구조는 성공적인 결과보다는 예측을 위한 프로세스를 생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필터 틸이 <제로 투 원>에서 다음과 같이 경제학자들을 비난한 것과 거의 같은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경제학자들은 왜 그토록 경쟁에 집착하며, 경쟁을 이상적인 상태라고 말하는 것일까? 이것은 전적으로 역사의 유물이다. 경제학자들은 19세기 물리학자들의 업적에서 수학을 베껴왔다. 경제학자들은 개인과 기업을 고유한 창조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교환 가능한 원자로 여긴다. <중략> 완전경쟁이 최선의 사업 형태라서가 아니라 모형화하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9세기 물리학이 예측한 장기적 균형이란, 우주의 열역학적 죽음이라고도 알려진, 모든 에너지가 균등하게 분배되고 모든 것이 멈춰 선 상태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사불란함에 대한 향수'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명확하게 해 줍니다. 그걸 통해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예측이 아니라 결과에 집착하자
이후에 인용하는 문구도 제가 지어낸 문장과 일맥상통합니다.
팀은 고객 산출물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린다.
저자는 다양성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잠재 고객을 대표하는 최고의 기회이며 팀이 직면하게 될 어떤 어려움에도 최고의 경험으로 이겨 낼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한 개인의 확고한 편향에 대비한 최고의 방어 수단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교차 기능에 대한 기술 중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통화currency 팀에는 프로덕트 매니저, 디자이너, 개발자 외에도 새로운 통화 교환 경로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현지 은행 계좌 및 규정 요구 사항을 관리할 수 있도록 법률가와 은행가가 속해 있다.
또한, 영원한 낙천주의라 이름 붙인 구절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우리가 설명하는 팀은 영원히 낙관적이며, 에너지가 풍부하고, 이해할 수 없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그 팀은 문제를 해체하고, 고객을 위해 최선의 아이디어를 세우며 <중략> 긍정적인 태도를 통해 결과를 창출한다. <중략> 그 핵심은 순수다. 팀은 사용자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을 존중하고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어떠한 비전, 전략, 아이디어도 암묵적으로 신뢰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프로덕트 발견 단계에서 프로덕트 경험 팀의 역할과 전달 단계에서의 다양한 역할을 가진 이들의 협업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디자인 전문가 존 마에다John Maeda는 말한다. "관계가 더 큰 것을 만든다. 먼저 사람과 관계를 얻으면 나머지는 뒤따라온다."
'관계가 더 큰 것은 만든다. 나머지는 뒤따라온다.'는 말은 굉장한 울림을 줍니다.
프로덕트 리더가 직면하는 문제는 사람들을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리드하는 것이다.
관점은 다르지만 <건강한 조직이 만들어지는 배경> 도식이 떠오릅니다. 프로덕트 리더라면 아래 도식을 개인 구성원에게 대입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한이 주어지면 그에 합당한 능력과 정보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를 스스로 갖추게 할 것인지 혹은 관계로 풀어야 할 것인지 그리고 그 시점이 언제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의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문장은 깊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사람을 회사의 가장 큰 자산으로 대우해야 한다. 프로덕트 리더의 성공을 위해서 팀의 성장을 책임지고 실행해야 한다.
도리어 공감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몇 가지 생각이 파생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토스가 인건비를 설비 투자로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제조업 이론이 나를 이끌다>를 기록할 때 느꼈던 환희가 떠올랐습니다. 5개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것을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작업들이 떠올랐습니다.
다행한 점은 (XP에서 배운) 상호이익의 원칙에 따라 제가 우선순위 1번으로 두는 루틴에 대해 책에서 긍정적으로 말하는 내용을 발견한 점입니다.
경력 개발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차별화된 프로덕트 리더가 될 수 있다. <중략>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도전하고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한다. 경력 설계를 도와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험상 주니어 엔지니어들은 기술 플랫폼을 따라 경력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프로덕트 리더가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팀 구성원의 경력 비전을 개발할 때, 비전은 시간, 기술, 트렌드와 관계가 없어야 한다. 특히 기술 플랫폼에 종속적인 비전을 갖는 것은 문제가 된다. 기술이 변하면 비전이 타당성을 잃기 때문이다. <중략> 기회를 평가할 수 있는 비전과 지침을 갖게 되면 진짜 기회와 유혹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중략> 경력 개발의 성공 척도 중 하나는 무엇이 전달되고 있는가다.
마지막 문장은 자신의 결과물이 어떤 사회적 가치로 구체적으로 연결되는지 인식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뒤이어 소프트 스킬 개발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소프트 스킬을 가르치는 가장 강력한 예는 어떤 상황이 일어난 직후 바로 불러내서 말하는 것이었다. '회의에서 당신이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왜 그런 얘기를 했나요?' 이렇게 질문하는 것도 일종의 코칭이다.
최근에 제가 경험하는 업무입니다. 컨설팅 회사 재직 시절에 이미 장기간 효과를 본 방법이라 습관처럼 쓰는 방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