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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l 17. 2023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진짜 이유

월요안영회 2023

김상욱 교수님의 책 <떨림과 울림>을 몰입해서 금세 읽었습니다. 과학책을 이렇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나 싶어 놀랐습니다. 그 시작은 프롤로그의 아름다운 문장에 대한 감탄이었는데...

책 말미의 내용으로 흥분하여 제가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를 기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과학으로의 초대 <사피엔스>

찾아보니 이미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란 글이 있었는데, 당시 기억에 의존한 즉흥적 기록인 탓인지 누락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김상욱 교수님의 책 후반부를 보며 내가 왜 과학을 공부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9월에는 '최초의 동기는 그냥 끌려서'라고 기억하고 있었지만, 아닌 듯합니다.

인간의 역사를 우주의 탄생, 그리니까 빅뱅에서부터 시작하는 서술방식을 '빅 히스토리'라고 부른다. <중략> 이 책은 인간종의 탄생에서 시작하니까 빅 히스토리치고는 상당히 작은 스케일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중략> 이 책이 빅 히스토리의 정신을 오롯이 구현했다는 증거다.

김상욱 교수님의 <사피엔스> 소개 글을 보니 2019년 <사피엔스>를 접하고 신선한 관점과 거대한 스케일에 흥분했던 마음이 '태도나 방법으로서의' 과학을 지향하게 한 듯합니다. 과학책은 아니지만 <사피엔스>에 드러난 문체에서 '과학'이 저에게 전염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후에 '빅 히스토리'라는 말을 처음 들은 곳은 <월말김어준>에서 박문호 박사님 강의입니다. '빅 히스토리'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저에게 심어준 책이 <사피엔스>였다는 사실을 김상욱 교수님 책을 읽으며 깨닫습니다.


과학 콘텐츠에 시간을 쓰기

박문호 박사님의 강의 중에 특히 뇌과학은 놀라웠습니다. 조금 더 알고 싶어서 박문호 박사님이 강의에서 소개한 <데카르트의 오류>도 읽었습니다. 8장까지는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는데 (배경 지식 부족으로) 끝까지 몰입은 못했습니다.


그후에 실용을 추구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에 썼듯이 해당 콘텐츠를 육아에 써먹는 시도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속하기는 매우 힘들었습니다. 과학보다는 관계의 문제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죠.

결과적으로 과학 책을 공부하는 일이나 과학 지식을 활용하는 일 모두를 돌아보니 단지 호기심에 끌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 목적이라 할 수 있는 방향성도 보입니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이 특별한 이유다

이미 전에도 과학적 태도를 '반직관을 수용하고 현실을 그대로 보기'로 정의하며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떨림과 울림> 후반부에는 이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구분하여 말한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이 특별한 이유다.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지식에서 태도로'라는 이름이 붙은 부록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기술합니다. 특히 마지막 두 페이지 내용은 모두 형광펜으로 밑줄을 치며 읽었는데, 모두 옮기는 대신 지금 이 순간 가장 남기고 싶은 내용만 추려서 인용합니다.

과학은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태도다. 충분한 물질적 증거가 없을 때, 불확실한 전망을 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과학의 진정한 힘은 결과의 정확한 예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불확실성을 인정할 수 있는 데에서 온다.

특별하게 위 내용을 꼽은 이유는 모호함을 껴앉는 사업 그리고 경영을 해야 하는 저의 결정과 그에 따라 펼쳐지는 삶의 환경에 기인합니다. 그런 점에서 뒤따르는 문장은 놀랍기까지 합니다. 과학이 경험이라니?

결국, 과학이란 논리라기보다 경험이며, 이론이라기보다 실험이며, 확신하기보다 의심하는 것이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인 것이다.


지난 월요안영회 연재

1. 경계와 활용(Boundaries & Leverage)

2. 웹툰과 지인들의 글을 보고 '세션 관리' 벼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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