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Apr 15. 2022

계획은 개나 주자

금요안영회 - 1호

<나는 애자일이 싫다>에 이은 두 번째 제목 어그로다. 상업적 블로그가 아닌데 어그로까지 동원하는 이유는 평소 내가 뱉은 말의 느낌을 살리기 위함이다. 최대한 구어체로 전달하고 싶어서 이기도 하고, 내가 실제로 이 말을 내뱉는 장면을 함께 했던 동지들에게 친숙함을 느끼게 해드리기 위함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직접적 동기는 링크드인 추천에 따른 아래 그림이 주는 자극이다.

피리부는 사나이와 연간 계획

Pavel Samsonov가 도식화 한 그림을 보자. 작년에 내게 misleading roadmap 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바로 <나는 애자일이 싫다>의 모델이 된 인물이다. 나는 그 경험을 살려 우리가 교훈으로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추출하려고 한다. 내 경험과 생각을 담기 위해 지난 2019년 내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인 "계획은 개나 갖다 줘라"를 제목으로 한다.

2013년경 대기업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혁신 수장인 임원과 단 둘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팀장님 한 분이 임원께 찾아와 내년도 연간계획 검토를 요청해왔다. 정확한 문구는 생각나지 않지만, 임원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멋있었다.

아니, 자꾸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알아서 처리하면 되지. 맞지도 않는 일을 계속해서 확인을 요청하십니까.


누구나 반쯤(?)은 요식행위라고 알고 있지만, 연간 계획을 저렇게 힐난하다니!


WBS가 망치는 프로젝트 관리

최근에 WBS가 사용되는 현장을 목격한 바 있다. 적어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WBS는 '때되면 뭔가 나온다'는 뻔한 약속 말고는 아무 것도 보장해주지 않는 한심한 장치다. 그렇지만, 수명이 꽤 길다. WBS와 연간계획은 비슷한 면이 있는데 바로 엉뚱한 곳으로 조직을 이끌어간다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항상 무언가 배운다. 배운다는 표현을 좁게 해석하는 분들이 있이니 다르게 말하면 매일 세상의 변화를 겪는다. 이를 통해서 항상 과거보다는 정보량이 많다. 그런데 1년 전에 세운 계획 다시 말해서 지금보다 훨씬 세상(미래)을 모를 때 세운 계획을 따르는 일은 군대의 명령체계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기업활동은 전쟁이 아니다. 그 방식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Planning over Plang 계획은 매일 하는 것

<쓰임새에 따른 애자일 활용>편에서 골자를 다룬 일이 있지만, 애자일 문화에서 계획은 수시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계획이란 것이 본래 그런 것이 아닌가. 다만, 기준이나 협업하는 질서를 고려하지 않아 소란이 될 뿐 변화를 수용하는 일은 그저 순리일 뿐이다.

따라서 그림에서 정직한 로드맵(honest roadmap)은 우리 인간의 한계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주기적으로 계획을 수정해서 가는 일이다. 애자일 기법 중 하나인 스크럼 등에서 일주일 단위 주기를 두고 또 데일리 스크럼이라는 하루 단위의 조정 장치를 둔 이유가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어제 급한 일이 생기고, 가족이 코로나에 걸렸는데 계획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있다고 해도 (훌륭한 관리자라면) 말려야 한다.


언제 If-else 할지 알 수 있다면

더 이상적인 방법도 있다. 시간에 흐름에 맞기는 아날로그식이 아니라 조금 더 과학적인으로 디지털을 채용하는 식이다. (죄송, 박문호 박사님 월말김어준 강의 오마주임)

무슨 말인고 하니 의사결정을 내릴 포인트를 사전에 알 수 있다면, 그 지점을 기준으로 분기를 할 수 있다. 마치 프로그램이 수많은 if-else 분기로 구성된 일종의 트리 형태의 그래프로 이뤄진 것처럼 말이다. 상상해보면 형상이 그렇다는 것이지 표현을 그렇게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실사례는 MS가 인수한 SAFe가 근사값이다.


SAFe가 제시하는 의사결정 포인트는 바로 Lean Budgets 이다.

금요안영회 연재를 시작하며

2월 즈음부터는 가급적 단편으로 쓰지 않고 연재를 하여 선택과 집중으로 하려고 했는데 어디에 넣기 애매한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 역시 강력한 욕망의 산물이니 구색은 안맞아도 내용은 더 충실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하여 평일 기준으로 브런치 구독자가 가장 떨어지는 금요일에 배치하여 생존을 시험해봅니다. 2017년 월간윤종신에 대해 처음 알았을 때 따라해보고 싶었고, 최근에 열독중인 <월말김어준>도 듣기를 넘어 따라하고 싶었는데... 우선 제가 편한 글로 따라해봅니다.


다 쓰고 나서 이미 네이버에 <계획은 개나 주자>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주일만에 까먹다니. ㅠㅠ

작가의 이전글 설계서가 아니라 의사소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