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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여름 Jul 21. 2018

“인정받고 싶다면 나부터 나를 사랑할 것”

당신은 조건적 사랑에 놀아나고 있다 – 2

  타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야 살 것 같다면 그 어느 때보다 안으로 향한 사랑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타인에게 인정의 말을 듣고 싶을 때는 스스로 내 가치를 확신하지 못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할 때이기도 하나,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자신에 대한 빈틈없는 사랑과 확신을 지니고 있을 때는 사실 외부의 평가나 따뜻한 말이 필요 없다. 가슴 속이 사랑으로 충만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심정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세상에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진실로, 인간은 세상에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버틸 수 있는 존재다. 애착을 마음에 새기고 내면화하면 애착 대상이 곁에 없더라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단 한 번이라도 타인에게 깊은 사랑을 받는 경험은 중요하다. 애착 관계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과도한 독립성의 욕구는 ‘상처받기 싫다’는 방어일 수 있다. 모든 인간은 평생 애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많은 정신병리 증상들이 애착 문제에서 시작하고, 해결책 또한 그렇다. 사랑하는 능력은 사랑받았던 경험에서 나오며, 그런 경험이 있다면 축복받은 사람이다. 생애 초기 양육자와의 유일한 애착 관계 역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아이를 버티게 한다. 하지만 타인의 인정이 나의 결핍감을 영영 해결해줄 것이란 생각은 착각이다. 외부에서 얻는 인정의 약효가 얼마동안 지속되는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단 10분만 기분이 좋아질 수도, 하루 내내 기분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애착을 내면화하지 못해서 세상에 대한 신뢰가 안정적으로 형성되지 못한 사람이라면 소위 말하는 ‘약발’의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세상에 나를 인정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금방 잊어버리고 끊임없이 타인의 의견을 확인하려 하거나 사랑을 갈구한다. 끊임없이 확인받지 않으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칭찬은 순간적으로 기분을 좋게 해줄 수는 있지만 영원히 행복감을 유지해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외부의 인정에 의존하게 되면,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또는 나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의 자극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 결과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외부의 인정을 받기 위해 계속 더 큰 성공으로 자신을 몰아붙일 것이고, 누군가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자극(술이나 칼로리 높은 음식 등)을 찾아 나설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해줄 연인을 찾아서 이 사람, 저 사람 전전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사랑할 만한 이유를 외부에서 찾아봤자 마음에 뚫린 구멍은 결코 메워지지 않는다. 외부의 자극을 찾아다니는 것은, 독에 뚫린 구멍을 메우지 않고 끊임없이 독을 채우는 내용물만 바꾸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줄 알게 되면, 타인의 평가에 따라 기분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설사 타격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금세 자기애를 회복할 수 있다. 남이 뭐라고 생각하건 진짜 나의 가치는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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