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처음으로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 아직은 사람들과 마주앉아 서로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던 시절.
나는 오래도록 머릿속에서만 그리던 새로운 모험에 용기 내어 발을 들였다.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마주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아니, 평범하기에도 어설픈, 습작생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글 흉내'를 내던 사람이었다.
아이디어만 그럴 듯했고, 결과물은 언제나 어딘가에서 멈춰버린 미완성.
결국 시작도 끝도 없이 끄적이다 마는 게 전부였다.
무엇보다 충격이었던 건,
나보다 글을 더 잘 쓰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었다.
질투가 났다.
다른 사람 글에 "좋다", "와, 이런 문장은 어떻게 쓰지?" 하는 말들이 오갈 때,
마치 나만 소외된 느낌이었다.
내 글에 대한 피드백이 돌아올 땐 괜히 서운했다.
'그냥 좋다고 해주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는 스스로가 얼마나 유치하고 미성숙한지 깨달아갔다.
사실, 나는 나 자신이 꽤 특별한 줄 알았다.
조금만 노력하면, 아니 그냥 마음만 먹으면 금세라도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런 착각 속에 오랫동안 안주해 있었던 것이다.
그 믿음이 단순한 꿈이 아니라 오만이었음을 깨닫고 난 뒤,
며칠 동안 멍해졌다.
결국 감기에 걸렸다는 핑계로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핑계였다.
사실은 나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나는 무엇을 꿈꾸고 있었던 걸까.
나는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단지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만 있었던 걸까.
혼란은 좌절로 이어졌다.
꿈을 향해 걷고 있었다고 믿었던 나날들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나는, 어쩌면 특별하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