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방식
"너, 쟤 좋아하냐?"
금이의 머리를 보며 "비듬, 비듬."이라고 놀리던 해민을 보고 유건이 그에게 물었다.
"나 두리랑 금이 좋아. 특히 두리 100% 좋아."
"너 해민이가 사귀자고 하면 사귈래?"
"......"
"아무 말도 안 한다. 좋다는 건가봐."
해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뭐라고 대답했어야 할까. 그 상황에서 "응. 사귈래." 했어야 할까. 그것도 아니면 "아니, 싫은데."라고 했어야 할까. 아무 말이 없었던 그 애의 마음은 무엇일까. 복잡했다.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싫었던 나는 어떤 말을 해도 주목을 받을 것이 뻔했기에 무응답으로 답했지만 그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유건은 나를 왜 자꾸 떠보는 걸까.
괴롭히는 것 말고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행동을 해야 어떤 리액션을 할텐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해민의말과 행동. 그것이 더욱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 애가 관심 있는 여자애에게 표현하는 방식은 이런 것인가? 그런 거라면 잘 못 돼도 한참 잘 못 됐다.
직접 고백과 간접 고백을 받은 나의 대답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