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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가족 Nov 16. 2019

엄마에게 전하는 아빠의 편지


나의 어린 시절 아빠의 모습은 우리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부지런히 일하는 아빠였다.

그 당시는 대부분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었으므로 일이 가장 중요했고 그 일을 위해서 아버지는 헌신했다.

삶의 모든 것을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나의 아버지는 자신의 삶 없이 일에 올인하셨다. 

그 결과, 나는 어렵지 않게 학교생활을 하고 직업을 가지고 현재의 가정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의 아빠들은 나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역할과 다르다.

지금의 시대 역시 생존의 위협이 있지만, 70-80년대의 생존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고,

얼마나 수준 높은 삶을 사느냐가, 사람들의 생존의 개념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 아빠들에게 요구되는 것들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가족의 경제만 책임지면 되었는데, 지금은 가족의 경제와 자녀들의 정서, 교육, 아내와의 관계 등 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분명 이러한 것들이 아빠와 남편의 역할임이 분명함을 누구도 부인하진 않겠지만 우리 세대는 이것을 배우지 못했다.

배우지 못했다는 건, 경험상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책과, 미디어, 교육 등으로 우리는 이러한 것이 이제는 아빠의 역할이라는 걸 안다.


그러나 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하면 인간은 실천하기가 원래 어렵다. 

옆에서 누군가 보여주거나,

자신의 아빠가 그것을 보여줬다면,

힘들어하지 않고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보여준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주어진 세대다. 

그러니 너무 많은 것을 아빠들에게 요구하지는 말자.


기대하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자. 

우리 아빠들이 조금은 힘들더라도 천천히 몸으로 익혀갈 수 있도록.

녀들과의 관계가 어색하더라도 그 어색함이 자연스러움으로 변해갈 수 있도록.

아내들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더라도, 그것이 아니고 아내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아빠를 보지 못했으므로..

노력은 하지만 본 것이 없으니 잘 안되는 것이라고.. 


그렇게 이해해주고 천천히 기다려준다면

우리 아빠들은 변할 것이다.

그 조금의 변함을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면, 의외로 아빠들과 남편들은 더 잘하게 되는 습성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겉으로 가정적인 것처럼, 의무적으로 아빠의 역할을 해왔다면..

기다림과 사랑의 응원이 진심으로 가정적으로, 진심 어린 아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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