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족쇄

<그리움 셋>

- 만약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만 있다면 사랑도 가려서 할 텐데. 설령 사랑까지는 가려서 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한없이 부끄럽고 힘들게 만드는 그리움의 씨앗만은 남기지 않을 텐데. 

  

당신이라는 빛. 

당신이라는 숨. 

당신이라는 물. 

당신이라는 꿈. 

당신이라는 영원.      

그러나 당신은 그저 구름.      

수시로 표정을 바꾸었기에 

도무지 진심을 알기 어려웠으며, 

내가 항상 기다리는 그 정류장에 

잠시도 멈춰 서지 않았다. 

방향을 종잡을 수 없이 떠돌다가 

어디론가 흘러가거나 

거짓말처럼 증발해버렸다.      

당신은 정말 이기적이었다.      

그럼에도 가슴 저미도록 그리운 

당신,

당신이라는 가혹한 족쇄.

당신이라는 지독한 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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