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차 뒤쪽 타이어 하나에 공기압이 낮다는 경고등이 떴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엔진오일 갈 때도 됐으니 한꺼번에 처리하려고 오늘 새벽일을 마치고 단골 카센터에 들렀다.(차를 운행하는 사람들에게 믿을 만한 카센터를 알고 있다는 건 꽤나 많은 걱정을 덜어주는 고급정보다.) 사장님의 아내분이 이제 막 사무실 문을 열고 청소 중이셨다. 나는 엔진오일교환과 타이어 공기압 문제로 왔노라고 말씀드리고 차 안에 열쇠를 넣어둔 채 근처 메가커피로 향했다. 나의 선택은 한결같이 ‘아아’.(대단히 ‘아아’를 좋아해서라기보단 심플하고 만만하니까.)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데 손흥민 선수의 목소리가 얼마나 우렁차게 나오는지 깜짝 놀랐다.(“안녕하세요?”하는데 나도 인사를 할 뻔 했다. 진짜로.) 주문을 하고 있던 중 알바하시는 분은 이미 내 주문을 봤는지 벌써 음료제작에 들어갔다.(나는 아직 매장에서 먹고 갈지 테이크아웃을 할지를 고르는 페이지에 있었는데.) 카센터는 아직 정식으로 열지 않았으니 매장에서 먹고 가는 것을 선택한 후 그렇게 능숙하지 못하게 결제까지 완료했다. 벌써 키오스크가 불편한 나이가 된 것 같아 씁쓸했다.(그나마 포인트적립은 스킵해서 이 속도였다.) 카드를 빼자마자 이미 나와있는 음료를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이번엔 카센터에서 사용할 할인쿠폰을 다운받으려고 T월드에 접속했다. 오랫동안 SKT만 사용해 왔기에 나름 VIP였다. 스피드메이트 엔진오일 할인쿠폰이 있다는 걸 알고 어찌나 행복하던지. 당당히 VIP 메뉴로 들어가 스피드메이트를 찾아 들어갔다. 무려 3만원이나 할인해주는 쿠폰이 있다. 아니, 있었다. 다운을 받으려고 하니 쿠폰은 이미 비활성화가 되어있고 이번 달 쿠폰은 다 소진되었다는 안내가 써 있다. VIP이지만 부지런하지 못하면 누릴 수 없는 VIP혜택이었다. 쌩돈 3만원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참담한 기분을 느끼며 ‘아아’를 연신 들이켰다. 그렇게 좋지 않은 기분으로 9시가 되자마자 카센터로 향했는데 내 차는 이미 완료가 되었다. 공기압은 기온저하로 인한 것이 아니라 바퀴에 못이 박혀있었단다.(으구. 그것도 모르고 며칠을 잘도 타고 다녔네.) 사장님께서 할인쿠폰 있냐고 물으시는데 씁쓸하게 (있었는데) 없다고 말씀드리고 8만 얼마를 결제했다. 사장님의 목소리가 많이 잠긴 것 같아 “사장님, 목이 많이 쉬었어요.” 했더니 사장님이 씁쓸한 웃음을 지으시며 “안그래도 이것 때문에 골치네요.” 하시며 다음 달에 수술을 하신단다. 목을 많이 쓰셨겠거니 아님 감기 정도 일거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건넨 말이었는데 ‘수술’이라는 답이 돌아오니 괜한 걸 여쭸나 싶었다. 걱정 반 궁금증 반으로 왜냐고 여쭤보니 ‘후두암’이라고 하신다. 할 말이 없어졌다. 늘 성실하고 친절하신 분에게 몹쓸 병이 생겼다고 하니 살짝 화가 났다. 내가 뭐라고 별스러운 위로나 인사를 건네는 것이 되려 부담을 드릴까 “수술 잘 받고 오세요, 사장님. 고맙습니다.” 짧은 인사를 하고 나왔다. 키오스크를 잘 다루지 못해서, 할인쿠폰을 미리미리 챙기지 못해서, 타이어에 못이 박힌 줄도 모르고 타고 다닌 내 자신에 대한 한탄으로 가득찼던 마음이 그저 사장님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잘 회복하셔서 돌아오시길 바라는 바람으로 가득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