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by 팔이년생청자켓

예능인 서장훈의 유행어 중 하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시간이 지나면 무의미해질 행동이나 사건들에 일침을 가하는 말로 나 또한 입에 달고 살았던 말 중 하나이다. 그러나 서툴지만 거의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 말의 한 끝이 달라졌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로. 한때 염세주의에 빠져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결말을 누구보다 통괘해했고, 마블의 '엔드게임'에서는 어벤저스의 정의로운 고군분투가 아닌 지구 인구의 절반을 사라지게해 지구를 지키려는 타노스의 '핑거스냅'에 열광했었다. 가까이에서 이런 나를 지켜봤던 사람들은 걱정을 하기도 했고, 설마 진심은 아니겠거니하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그때의 나는 매우 진심이었다는 점.) 하지만 이제는 매순간 의미를 찾고, 의미를 부여하며 재해석하려고 한다. '당장 삶이 끝나버려도 좋다'에서 '살아있는 동안 최대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로, 삶에 대한 애착이 '방전'에서 '완충'으로 바뀐 것이다. 나는 사람이 지나치게 단순하여 극단적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편이다. 이런 식의 극단적 사고의 변화는 그 생명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즉, 이 글쓰기 역시 언제 갑자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하며 내려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은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가장 의미있는 일이 되었다. 누군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나같은 초심자들에게는 '질'보단 '양'이다. '양'이 쌓이면 간혹가다 얻어 걸릴 때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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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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