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처음으로 ‘조직’을 접하면서 든 나의 생각들)
‘자소서 대신 프로젝트'란?
사람들은 말합니다.
'당신 같은 지원자들은 널렸는데 그걸 언제 다 일일이 확인하고 앉아 있어요?'
우리는 채용 과정에서 성과가 아닌 이야기는 모두 불필요한 비용으로 취급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나를 성장시키는 건 나의 '성과'가 아닌 나의 '경험'이더라고요. 구구절절 장황하지만 저를 세운 경험들, 자소서에는 적지 못 하더라도 sns에서는 하고 싶은 말들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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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을 읽고 읽으시면 더 재밌어요!)
8화. 내가 부모님으로부터 간절히 독립하고 싶었던 이유 ②
https://blog.naver.com/muzi_kb0705/22326313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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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경찰서로 근무지를 배치받아 사회복무요원의 신분으로서 군복무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경찰서라는 낯선 환경과 (내 기준에선) 거대한 규모의 조직에 속해 근무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었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곧 적응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나에게는 9-6라는 루틴이 정해져 있는 일상이 너무나 신기했다. 그 전까지 작곡생활을 할 때에는 오후에 출근했다가 막차를 타고 퇴근해야 해서 항상 소란스런 술집 소음이나 취객들 사이에 부대껴서 퇴근을 해야만 했는데, 처음으로 남들과 같이 평온하게 퇴근하고, 퇴근 후에 자유시간을 가진다는 사실이 굉장히 소소하지만 내겐 큰 위안과도 같았다.
나는 그런 안정감과 소속감이 주는 달콤함에 취해 의외로 조직생활이 나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까지는 항상 쫓기듯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계속 경쟁하는 느낌으로 살아왔는데, 군대와 경찰서라는 조직 안에서 까라면 까라는 대로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이 너무 편하게 느껴졌다. 그 래서 그냥 경찰서에 있는 동안은 음악 생각도 안하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그저 흘러가는 대로 안주하며 살겠다 다짐했다.
그러나 그 안정감이 주는 울타리도 오래가지 못했다. 일단 체질적으로 무료한 걸 싫어하는 성격인데 루틴에 적응을 하고 나니 그냥 일상이 미치도록 답답하고 무료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퇴근 후에 할 게 없으니 거의 매일같이 술에 빠져 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매일같이 술만 마시며 멍하니 tv만 보고 있는 내 모습을 보자니 점점 나의 실존에 대한 의문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같은 것 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하루는 조직이란 것에 회의감을 느끼는 사건이 생겼다. 한 번은 내가 근무시간에 일이 없어 체단실(우리 부서는 바로 앞에 체단실이 있었다.)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오더니 나에게 “지금 근무시간 아니에요?”라면서 내가 사회복무요원이냐느니, 이런저런 걸 캐묻고 가는 것이었다. 나는 그게 병무청이나 다른 기관에서 감사(하필 공교롭게 그 달이 감사가 있는 달이었다.)가 온 것이 아닐까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나의 담당자님께 보고를 해야하나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담당자분께 살짝 귀뜸을 하였다. 그랬더니 담당자님이 너무 친절하게 자신이 알아봐 주시겠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감사합니다’하고 여느때 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한 점심쯤 지나자 점점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갑자기 경찰서 안에 어떤 기자가 취조를 하고 다니는 것 같다며 그게 한 사회복무요원의 제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위에 보고가 올라간 것이었다. 그러더 니 그 기자를 색출해야 한다며 갑자기 담당부서 직원들이 나를 찾아와서 ‘기자의 모습은 어땠냐, 와서 어떤 걸 묻고 갔냐’ 이런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 다. 나는 얼떨결에 제보를 한 최초의 목격자가 되어 있었고, 점점 내부 분위기는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분은 인사발령 후에 출장 때문에 오랫동안 경찰서에 안 계시다가, 때마침 돌아오신 내가 잘 모르는 직원분이셨고, 시설점검 차에 우리 부서까지 올라오셨다가 내가 사회복무요원이라 길래, 그냥 궁금해서 이것 저것 물어본 것이었다. 나는 그냥 나의 오해로 생긴 헤프닝으로 끝나나 싶었는데, 문제는 그게 윗선에 보고가 들어가 결국 누구 책임소재냐고 책임자를 묻기 시작했다.
결국 꼬리자르기로 맨 처음에 보고를 한 우리 담당자 분이 가장 큰 책임자라는 얘기가 나왔고, 잘못하면 징계까지 갈수도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가 나오게 됐다. (기자 얘기는 다른 부서에서 와전된 이야기였다.) 결국 징계는 없었고 나는 나중에 직원분께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리고 잘 마무리가 됐지만, 여러모로 좀 착잡한 느낌이 드는 사건이었다. 나는 그때 루머는 너무 쉽게 만들어지고, 항상 잘리는 쪽은 꼬리란 걸 알게 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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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누구인가요?
저는 서강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면서 대학생활 동안 취미로 작곡을 시작하였고, k-pop 작곡가로 데뷔, 총 5곡의 k-pop과 4곡의 자작곡을 발매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꾸준히 인디펜던트(independent)로서 음악활동, 영상, 디자인, 글쓰기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학업과 병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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