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배려'를 배우다

습관이 '덕'을 만든다

by 느리게걷는여자

2017. 05. 12 미세먼지&황사로 맑은 하늘이 그리웠던 날

아들 어린이집에서 6-7세를 대상으로 하는 학부모 참여수업에 다녀왔다. 안내문에는 '배려우산 만들기&게임'이라고 적혀 있었다. 예상대로 참여수업의 주제는 '배려'였다.

"우리 친구들, '배려'가 뭘까요?"

아들과 같은 반 친구 현성이가 인상적인 대답을 했다.

"화장실에서 똥 싸고 나서 물 내리는 거요~!!"

'와하~'하는 웃음이 터졌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배려'라는 단어를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7살 아이의 '배려'는 몹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것이었다.

한자사전에 '배려(配慮)'는 '보살펴 주려고 이리저리 마음을 써 줌'이라고 되어있다. 어미가 자식을 귀중하게 여겨 보살피듯, 타인을 배려한다는 것은 그를 귀중하게 여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배려에는 존중의 마음도 함께 담겨져 있다.

'나는 당신을 귀하게 여깁니다'를 말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배려가 아닐까 하는 추론을 해본다. 그리고 7살의 눈높이에서 '배려'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배려(配慮)란,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것,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간식을 나누어 먹는 것,
친구가 다치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하는 것,
선생님이 얘기하실 때 귀담아 들어주는 것,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박수 쳐 주는 것,
친구가 기분 나빠 하면 놀리지 않는 것,
넘어진 동생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
집에 놀러온 친구에게 장난감을 빌려주는 것,
버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어린 아가가 있는 아줌마께 자리를 양보해드리는 것.......

어른들은 '배려와 존중'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지만, '내 것' 챙기기에만 바쁜 어른들의 세상을 보면 아이들에게 부끄러워진다. 배려(配慮)는 나(己)의 술(酉)을 기꺼이 나누어주는 사려 깊은 마음(慮)이며,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현성이를 통해 '나의 배려'가 그저 '입버릇'인건 아니었는지 반성해본다.

"윤리(에티케)적인 덕은 습관(에토스)의 결과로 생긴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좋은 행동을 해야 좋은 사람이 되고, 배려있는 행동을 해야 배려심 있는 사람이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곱씹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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