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적응자일까?
퇴사 후 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회사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적응하여 살아간다. 회사에서 시간을 때우는 사람, 인내하는 사람, 투쟁하는 사람... 베스트는 '회사를 잘 이용해 윈윈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왜 윈윈 하지 못하고 이렇게 도망쳐 나왔을까? 차라리 시간을 때우거나 투쟁이라도 했어야 했던 건 아닐까? 나는, 적응을 거부한 '부적응자'일까?
걱정이 되었다. 나의 천진한 '도전'이, 멍청한 '도망침'이 될까 봐. 이렇고 저래서 퇴사한다는 나의 이야기들이, 모두 변명이 될까 봐.
퇴사를 하고의 나의 나날들은 행복하긴 하다. 누가 시키는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매일매일의 순간들이 자유롭고 행복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아침마다 '회사를 가지 않아도 된다'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진짜 내가 도망친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사실 아직 그 답을 알 순 없다. 나의 퇴사가 도전인지, 도망침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아마도 그 답은 미래의 내가 정하게 될 것이다. 내가 성공하면, '꿈을 좇은 용기 있는 자'가 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헛된 망상을 한 부적응자'가 되겠지. 뭐, '잠깐 쉬고 싶었던 쿠크다스'정도 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꿈을 좇아 열심히 달려 나가는 수밖에 없다. 나의 선택을 증명하기 위해서.
마음속의 두려움에 휘둘리지 마세요. 마음속의 꿈에 이끌려가세요. - Roy T. Benn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