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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글쓰기

아리와 함께

by 별새꽃



계절을 모르는 아이

아리에게는 사계절이 없다.
더운 여름도, 칼바람 부는 겨울도, 따스한 봄날도
아리는 느끼지 않는다.

“아리야!”
부르는 순간, 언제나 무작정 달려나간다.
한겨울에도 신나게 들판을 향해 뛰고,
한여름에도 숨이 차오르도록 달린다.

계절과 무관하게
세상을 향해, 내일을 향해
그 작은 발로 쉼 없이 달려가는 아이.

얼마나 행복할까?
시간의 굴레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흔적만 남기고 또 앞으로 나아가는 그 삶은.

아리에게 날들은
사계절이 아닌 ‘행복’으로 나뉜다.
선택해서 행복하고, 뛰어서 행복한 시간들.

그 행복을 아이는 알까?
엄마의 마음을 알까?
모든 계절을 다 주어도 부족할 만큼
행복을 주고 싶은 아이.

아리가 행복하려면
세상을 달려야 한다.
엄마가 하루 게으르면,
아리에게는 일주일이 사라진다.
아리의 시간은 일곱 배 빠르게 흐르니까.

그래서 나는 달린다.
들판으로, 바람 속으로,
아리와 함께 또 달린다.

계절을 모르는 아이를 위해,
나는 오늘도 달린다.




아리는 계절을 모른다.
더운 날에도, 추운 날에도
그저 부르면 달려나가는 아이.

행복은 달리는 순간에 있고,
세상과 맞닿는 발바닥에서 시작된다.

아리의 시간은 일곱 배 빠르게 지나간다.
그래서 나는 하루라도 게으를 수 없다.
계절과 상관없이,
아리가 행복한 지금을 오래 남기기 위해
나는 오늘도 함께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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